19일 치러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투표율이 70.8%로 잠정 집계됐다.
한나라당 경선 투개표 관리를 의뢰받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8시 현재 전국 248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경선 투표율이 전국 평균 70.8%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체 선거인단 18만5080명 중 13만1084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20일 발표될 최종 투표율과는 다를 수 있지만 이 숫자는 공교롭게도 2002년 16대 대선 최종 투표율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비록 특정 정당의 당내 선거이지만 2000년 이후 치러진 전국 단위의 선거 중 16대 대선과 함께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당의 확고한 지지 기반인 영남권이 전체 투표율을 견인했다.
경북이 유일하게 90%를 넘겨 90.2%로 가장 높았고, 부산이 80.2%로 2위였다. 이어 울산(79.8%) 제주(79.4%) 대구(79.0%) 경남(77.2%) 순이었다.
선거인 수가 가장 많은 서울은 69.9%로 전국 평균과 비슷했고, 선거인수가 두 번째로 많은 경기는 66.1%를 기록했다.
한나라당의 서진(西進) 정책과 맞물려 관심을 모았던 호남권은 전국 합동연설회에서 보여 준 열기에 비해 투표율은 낮았다. 광주가 46.0%로 전국 최하위였고, 전남(61.0%) 전북(54.6%)도 전국 평균에 한참 못 미쳤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고향인 경북 포항에서는 북구 85.4%, 남구 88.9%의 투표율이 나왔다.
박근혜 전 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은 89.5%, 박정희 전 대통령과 자신의 고향인 경북 구미는 87.5%의 투표율을 각각 올려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이날 투표율에 따라 경선 투표와 함께 실시된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는 3만2644표로 계산돼 여론조사 지지도에 따라 각 후보에게 나눠진다. 이날 투표율이 100%였다면 대의원 선거인단 수와 같은 4만6108표로 계산됐겠지만 70.8%를 기록한 만큼 표 수가 조정된 것이다.
‘빅2’ 진영은 이날 투표율이 서로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해석했다.
이 전 시장 측 장광근 대변인은 “예상보다 높은 투표율은 우리 측이 많이 앞서는 대의원들의 투표 참여가 매우 활발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 김재원 대변인은 “우리가 상대적으로 앞서는 당원과 일반국민(비당원) 선거인단이 투표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