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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오늘 ‘법적 소멸’

입력 | 2007-08-20 03:05:00

1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 참석한 친노파 대권후보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왼쪽부터 신기남 의원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김원웅 의원 김혁규 전 경남지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신원건 기자[동아일보]

1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 일부 대의원들이 ‘성원보고가 안된 대회는 무효’라고 외치자 다른 대의원들과 진행요원들이 자리에 앉히려 하고 있다.신원건 기자[동아일보]


열린우리당이 창당 3년 9개월여 만에 문을 닫는다.

18일 전당대회에서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합당을 결의한 열린우리당은 20일 오전 민주신당 최고위원회와 ‘합당수임기구 합동회의’를 열어 합당에 서명한 뒤 이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열린우리당은 법적으로도 완전히 사라진다.

▽어수선한 전당대회, 적법성 논란=전당대회가 열린 경기 고양시 킨텍스 앞에서는 신당과의 합당을 반대하는 열린우리당 ‘사수파’ 당원 400여 명이 ‘합당 반대’ 등을 외치며 다른 대의원들의 대회장 입장을 막았다. 이러던 중 사수파 당원들과 당직자들 사이에 충돌도 벌어졌다.

이 여파로 대의원 정족수 5200명 가운데 1200여 명밖에 입장하지 않아 오후 2시로 예정된 전당대회 개회는 30여 분간 지체됐고, 시작된 지 2시간이 지나서야 과반수(2644명)를 채웠다. 우여곡절 끝에 대의원 2644명 참석에 찬성 2174명, 반대 155명, 기권 315명으로 신당과의 합당 결의는 통과됐다.


촬영 : 신원건 기자

그러나 대선주자인 김혁규 전 경남지사, 김원웅 의원, ‘열린우리당 지킴이연대’ 등 사수파 당원들은 “당 지도부가 대의원 정족수를 5347명으로 확정했다가 전당대회 도중 임의로 5200명으로 정족수를 줄여 표결을 강행한 만큼 무효”라며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선병렬 당 사무부총장은 19일 “5347명 중 이중당적자와 탈당자 등을 제외해 5200명으로 확정했다”고 반박했다.


촬영 : 신원건 기자

▽‘리더십 및 국민과의 소통 부재가 실패 요인’=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19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열고 열린우리당의 실패에 대해 “지도부가 당내 양극단에 끌려 다녔고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정책과 뜻을 제대로 알리려면 비판적 언론의 도움도 받아야 하는데 부족했다”고 밝혔다.

돈 안 드는 선거의 정착, 정경유착 해소 등 열린우리당이 주장하는 공(功)은 이런 과(過)에 묻혀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 많다.

▽합당 택일 왜 20일?=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이 20일 합당 예정인 것과 관련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왜 하필 20일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20일은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 결과 발표일로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한나라당에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경선 결과 발표로 민주신당 새 출발의 의미가 반감될 가능성이 높은 20일을 택한 것은 ‘도로 열린우리당’이란 정치권 안팎의 따가운 시선을 비켜 가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민주신당 관계자들은 신당과 열린우리당의 저간의 통합 과정을 잘 알지 못한 데서 나온 오해라고 설명한다.

민주신당은 추석(9월 25일)을 경선 일정에 포함되게 하려면 9월 15일경에는 경선이 시작돼야 하고, 중앙선관위에 경선 관리를 위탁하려면 경선 시작 한 달 전에는 신청을 해야 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