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들의 석방을 위한 협상이 답보 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탈레반 측이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 이유는 한국 정부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탈레반 측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19일 현지 통신사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에 “한국 정부는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죄수를 석방하도록 압력을 넣지 않고 있다. 협상 실패의 책임은 한국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
가즈니 주 탈레반 사령관 물라 사비르는 본보 통신원 아미눌라 칸(가명) 씨와의 통화에서 “한국 정부가 진전된 내용을 갖고 오지 않는 한 대면 협상은 필요 없다. 우리는 급할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해 사태의 장기화를 시사했다.
탈레반은 또 추가 살해 위협을 재개했다. 아마디는 18일 연합뉴스와 간접 통화에서 “한국이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으면 인질 1, 2명을 더 살해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AFP통신에도 “탈레반 지도자위원회가 남은 인질 19명을 어떻게 할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지역 지휘관 압둘라 잔도 연합뉴스에 “한국 협상단이 이틀(19, 20일)간 시간을 달라고 해 동의했다”며 “이는 우리가 기다릴 수 있는 마지막 시한”이라고 경고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