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타임은 단 24초. 그러나 이 짧은 동영상 손수제작물(UCC)을 클릭한 누리꾼은 110만 명을 넘었다.
지난 한 달 동안 김태균(25·사진) 씨가 제작한 ‘트랜스 폰’ UCC는 네이버를 비롯한 엠엔캐스트 등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여러 곳을 뜨겁게 달궜다.
‘트랜스 폰’은 지난달 영화 ‘트랜스포머’를 본 김 씨가 영화의 현란한 3차원(D) 그래픽 영상에 감동받아 자신의 휴대전화를 소재로 제작한 일종의 영화 패러디 UCC.
화면 속에서 김 씨의 낡은 구형 휴대전화는 순식간에 수십 조각으로 분리되고 다시 일순간에 모여 로봇으로 변신한다.
누리꾼들은 여기에 쓰인 3D 그래픽 기술이 실제 영화와 거의 다르지 않을 정도로 수준이 높다는 사실에 열광한다. ‘영화와 거의 흡사하네요. 최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걸 만들 수 있다니 부럽네요.’ ‘무슨 프로그램을 쓴 건지 정말 멋지네요.’
누리꾼의 댓글이 수백 개 달렸다. 어떻게 한 건지 알려 달라는 요청도 수십 개다.
사실 김 씨는 그래픽 학원 한 번 다녀본 적 없이 순수 독학으로 3D 그래픽을 익혔다. 이 UCC를 만드는 데도 꼬박 4일이 걸렸다.
“그냥 재밌어서 하는 거예요. 3D 그래픽에 관심이 생긴지 1년도 채 안 됐어요. 기초가 설명된 책을 한 권 사서 봤고, 더 기술적인 부분은 인터넷을 찾아가면서 배웠어요.”
그는 앞으로 영상과 음악을 총체적으로 결합해 애니메이션처럼 스토리가 있는 단편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고교시절부터 밴드 활동을 해 온 김 씨는 작곡과 편집, 기타 연주 솜씨도 수준급.
그는 “프로급 실력을 키워 3D 그래픽 분야에서 일할 기회를 잡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