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중소기업 초임이 대기업 초임을 추월하는 기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상 유례가 드문 구인난 속에서 대기업에 비해 취업 선호도 측면에서 불리한 중소기업들이 우수 인재를 붙잡기 위해 임금을 큰 폭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2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일본의 최대 경제단체인 경단련(經團連)이 회원 기업 667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신입사원 초임을 조사한 결과 확인됐다.
종업원 수가 3000명 이상인 대기업의 대졸 사무직 초임을 100이라고 했을 때 종업원이 100명 미만인 중소기업의 대졸 사무직 초임은 105.7로 나타났다. 102.9였던 지난해에 비해 2.8포인트가 높아진 것.
또 2년제 대학을 졸업한 중소기업 사무직 초임은 105.6에서 118.1로, 고졸 사무직 초임은 102.4에서 110.5로 상승했다.
중소기업 초임은 2003년 처음으로 대기업 초임을 추월한 바 있다.
중소기업들이 우수한 신입사원을 붙드는 데 얼마나 애를 먹고 있는지는 도쿄(東京)상공회의소가 지난해 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종업원 3000명 미만의 중견·중소기업에서 신입사원 채용 예정자를 다른 곳에 빼앗기지 않고 예정대로 채용했다는 기업은 전체의 35.1%에 불과했다. 이는 1년 전보다 20.1%포인트나 줄어든 수치다.
한편 민간조사기관인 노무정책연구소가 3월 말 도쿄증권시장에 상장한 1756개사를 조사한 결과 올해 초임을 인상했다는 기업은 전체의 29.5%로 지난해보다 9.3%포인트 늘었다.
대졸 평균 초임은 995엔 증가한 월 20만2410엔(약 162만 원), 고졸 평균 초임은 667엔 많아진 16만1139엔(약 129만 원)으로 나타났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