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학입시센터가 매년 1차례씩 실시하는 ‘센터시험’에서 기출문제도 출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센터시험이란 한국의 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시험이다.
2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입시센터는 문부과학성, 국립대학협회 등과 협의를 거쳐 이런 방침을 확정한 뒤 이르면 2010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센터는 또 교과서의 예문을 인용하는 출제를 금기시하는 관행도 개선하기로 했다.
센터 측은 일본의 780개 대학(2년제 포함)이 신입생 선발에 센터시험을 이용하고 있고 대학별 고사에도 참고가 되는 점을 고려해 출제에 많은 공을 들여 왔다. 통상 한 번 시험을 치르려면 대학교수 등 400명이 약 2년에 걸쳐 문제를 출제한다.
기출문제에 대해서는 문제를 풀어 본 학생과 안 풀어 본 학생의 형평성을 위해 재출제를 엄격히 피해 왔다. 센터시험은 물론 대학별 고사에 사용된 문제인지도 사전에 면밀히 점검했다.
그러나 해가 거듭되면서 기출문제를 걸러 내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이 급격히 늘어난 데다 ‘한 번도 출제되지 않은 좋은 문제’가 사실상 바닥을 보이고 있어 불가피하게 출제 방침을 재고하게 된 것.
센터는 2000년 기출문제 재활용에 대해 대학심의회에 자문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으나 일부 여론의 반발에 밀려 백지화한 바 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