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돌풍'이 거세다.
18일 개막한 2007 17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축구대회가 20일까지 조별리그 1라운드를 치러 24개 참가국이 첫 경기를 치렀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검은 대륙' 아프리카 팀들이 막강한 전력을 자랑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이 대회에서는 그동안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가나가 각각 두 번씩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나이지리아와 가나가 초반부터 우승 후보다운 위력을 발휘했다.
F조의 가나는 본선에 두 번째 오른 복중미의 복병 트리니다드토바고를 맞아 란스포드 오세이가 두골을 넣는 등 4-1로 크게 이겼다. 골 결정력도 좋았지만 빠른 측면 공격과 아프리카 선수 특유의 유연한 볼 터치를 과시하며 유럽 빅 리그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가나 의 성인대표 선수들 못지않은 실력을 뽐냈다.
D조의 나이지리아는 프랑스를 꺾었고 E조의 튀니지도 벨기에를 4-2로 눌렀다. 한국과 같은 조의 토고는 코스타리카와의 개막전에서 1-1로 비겼지만 내용면에서는 상대를 압도했다. 아프리카 4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3승1무를 거둬 각 대륙 중 성적표가 가장 좋았다.
이밖에 대회 최다(3회) 우승국 브라질(B조)도 역시 강했다. 브라질은 뉴질랜드를 상대로 파비뉴가 FIFA(국제축구연맹) 주관대회 최단 시간인 9초 만에 골을 터트리는 등 7골을 쏟아 부었다. 특히 7골이나 넣으면서 득점자가 전부 달랐을 정도로 다양한 공격루트를 과시했다.
반면 브라질과 함께 남미의 강호로 기대를 모았던 아르헨티나(C조)는 시리아와 득점 없이 비겼다. 아르헨티나는 골 결정력이 다소 미흡했고 아르헨티나 성인대표팀에서 보여주는 현란한 개인기도 보기 힘들어 기대에 비해서는 다소 미흡했다.
아시아도 비교적 선전했다. 개최국 한국이 페루에 졌지만 D조 일본은 아이티를 3-1로 눌렀고 E조 타지키스탄도 미국에 4-3 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아는 강호 아르헨티나와 비기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유럽 팀들은 다소 저조했다. 프랑스, 벨기에가 고배를 마셨고 독일(F조)과 잉글랜드(B조)는 각각 콜롬비아 북한과 힘겨운 경기를 치른 끝에 무승부에 그쳤다. 전통적으로 청소년 팀이 강한 스페인(C조)만이 유럽팀 중 유일한 승리를 낚았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