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의 고성능 하이브리드 모델인 LS600h의 내달 국내 시판을 앞두고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종은 렉서스의 ‘RX400h’와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 등 2종뿐이지만 판매 대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 엔진과 전기모터를 동력원으로 써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동시에 동력원으로 쓰는 차를 말한다.
현재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생산하는 회사는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회사가 대부분이고, 이들의 시장점유율도 높다.
도요타와 혼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차이점은 전기모터로만 단독 주행이 가능한지 여부. 도요타의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저속 주행 때 전기모터의 동력으로 움직이다가 속도가 높아지거나 힘이 필요할 때에는 엔진이 구동된다.
반면 혼다 등은 전기모터 자체만으로는 단독 주행이 불가능하고 엔진의 보조역할만 담당하는 ‘소프트타입’이다.
두 시스템 모두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과 모터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감속할 때 발생하는 관성에너지를 충전지에 저장해 뒀다가 모터를 돌리기 때문에 일반 가솔린 엔진에 비해 연료소비효율이 20∼30% 높은 게 장점이다.
연비 측면에서는 하드타입이 우세하지만 생산비가 낮고 차체 무게도 가볍다는 점에서는 소프트타입이 유리하다.
○ 세계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열풍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은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로 도요타는 1997년 세계 최초의 대량 생산 하이브리드 모델인 ‘프리우스’ 생산을 시작한 이후 10년 만인 올해 6월 하이브리드 차량 누적 판매대수가 100만 대를 넘어섰다.
도요타는 특히 자동차업계의 최대 격전장인 북미시장에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94.7% 급증하는 등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캐머런 디아즈, 해리슨 포드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 소유가 유행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입지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환경주의자로 잘 알려져 있는 디캐프리오가 프리우스를 2대 이상 보유하고 있고, 아카데미 시상식장에도 검은색 대형 세단 대신 이 차를 몰고 나타난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 하이브리드 주도권 수성과 도전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계의 ‘하이브리드 주도권’은 좀처럼 허물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요타는 지난해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렉서스 RX400h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프리미엄 세단인 LS모델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은 LS600h를 내놓았다. LS600h는 출력이 438마력에 이르는 대형세단이지만 연비는 L당 12.2km로 2000cc급 중형차 수준이다.
혼다도 어코드와 시빅 하이브리드 모델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 독일 등 서구 자동차 업체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제너럴모터스(GM)와 BMW, 크라이슬러도 최근 최고경영자(CEO)가 한자리에 모여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동 개발을 선언한 데 이어 아우디와 폴크스바겐, 포르셰도 하이브리드 엔진 개발을 위해 손을 잡는 등 일본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만 현대자동차 등 국내 업체들의 하이브리드 기술 수준은 다소 뒤처진 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09년까지 하이브리드 자동차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발표해 놓은 상태지만, 아직까지는 ‘베르나’ ‘프라이드’ 등 소형차 하이브리드 모델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대당 1억 원에 달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