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밭에 온천-골프장 조성…섬 사이엔 조력발전소 추진
인천 강화군 석모도에서는 요즘 타지에 살던 젊은이들이 귀향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아직 강화도에서 배를 타고 건너야 하지만 온천, 골프장, 휴양림, 조력발전소, 항만 등 대형 사업으로 ‘섬 경기’가 무척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섬사람들은 시쳇말로 고향 땅에서 부쳐 먹을 거리가 많아지니 귀향 물결이 인다고 말한다.
15일 토착민 남모(55) 씨의 안내로 이 섬을 돌아보았다.
국내 3대 관음도량으로 유명한 보문사 주변엔 고급 펜션이 꽤 많이 지어졌고 섬 곳곳에서는 야산을 대지로 바꾼 뒤 ‘택지 분양’을 하는 현장이 눈에 띄었다.
석모도 남쪽에 드넓게 펼쳐진 염전지대는 조만간 대형 온천지구와 골프장으로 바뀐다.
남 씨는 “자연경관이 좋은 데다 대형 국책사업과 휴양레저사업이 잇따르고 있어 개발 예정지 주변의 논밭은 평당 30만∼50만 원, 대지는 100만 원이 넘게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양레저시설=섭씨 70도를 넘는 용궁온천과 해명온천에서는 최신 목욕탕 시설을 짓기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온천지구로 지정된 두 곳의 면적은 각각 330만여 m²와 99만여 m² 규모. 매장량이 상당량에 이를 것으로 조사돼 지열을 이용한 에너지사업이 펼쳐질 예정이라는 것.
전국에선 드물게 짠물의 해수 온천이라 특이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천일염을 생산했던 폐염전지대 78만7590m²는 골프장 건설을 위한 행정절차가 거의 완료된 상태다. 최근 도시관리계획 결정이 이뤄졌고 18홀의 골프코스와 52실의 콘도, 골프 연습장을 짓기 위한 실시계획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해륜개발은 580억 원을 들여 인천 세계도시엑스포가 열리는 2009년 하반기 이전에 개장할 계획이다.
보문사 뒤편 해명산 7분 능선 182만5000m²에는 자연휴양림과 수목원이 조성된다.
국비와 시비 188억9000만 원이 투입돼 삼림욕장, 야영장, 자연탐방로, 숲 속의 집, 자연관찰원이 2009년 상반기 중 1단계로 설치된다. 이곳엔 희귀 수종인 물푸레나무와 소사나무 군락지가 형성돼 있다.
▽대형 공공사업=인천시는 강화도, 석모도, 서검도, 교동도 사이에 방조제를 설치한 뒤 조수 간만 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조력발전소를 2014년 말까지 건립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천시, 대우건설, 한국중부발전, 강화군 등 4개 기관이 민관 합자로 1조7771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최근 사업 추진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 들어갔다.
2009년 6월까지 환경영향평가, 사업계획, 보상 등에 대한 일괄 조사가 이뤄지며 이 조사에서 사업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이 내려져야 공사가 시작된다.
골프장 인근의 어류정항(삼산면 매음3리)은 지방항에서 국가항으로 승격돼 방파제, 물양장, 나루 시설이 2012년까지 건립된다. 국비 360억 원이 지원되며 완공 후 대형 어선 150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는 시설로 확대된다.
안덕수 강화군수는 “석모도는 2009∼2014년 건강 중심의 관광휴양지로 완전히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