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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빈 기자의 자동차이야기]아쉬운 국산차 ‘연비미터’

입력 | 2007-08-24 02:59:00


대부분의 수입차에는 연료소비효율(연비)을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연비미터’가 들어가 있습니다.

운전자가 계기반을 통해 연료소비효율을 직접 확인하면서 경제적인 운전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죠. 연비미터를 잘 활용해 운전을 하면 10% 가까이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자동차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산차는 연비미터가 달려 있는 경우가 드뭅니다. 일부 차종은 연비미터가 있기는 하지만 기능이 단순하고 정확도가 낮아 효용성이 떨어집니다.

수입차의 연비미터를 보면 차종에 따라 약간씩 다르기는 하지만 현재 연료소비효율이 얼마인지를 보여 주는 실시간 주행연료소비효율과 주유한 이후의 누적연료소비효율, 구간 누적연료소비효율 등 여러 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실시간 주행연료소비효율은 약간만 빠르게 주행해도 연료소비효율이 떨어지는 것이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운전을 하는 데 대단히 유용합니다.

3000cc급 승용차를 급가속했을 때 순간연료소비효율은 L당 2km 정도로 떨어지기도 하고 시속 80km로 정속 주행하면 L당 15km까지 높아지기도 합니다.

연비미터를 보면서 운전을 하면 운전자는 자연스럽게 연료소비효율을 높이면서 주행하는 법을 터득할 수 있습니다. 누적연료소비효율도 자신의 운전습관을 반영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운전에 큰 도움이 됩니다.

소비자로서는 돈을 더 주고라도 이 장치를 달아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산차는 연비미터가 추가선택 품목으로도 없는 것이 현실이죠.

유럽산 차종들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대부분 연비미터가 기본으로 달려 있습니다.

최근 일본 닛산자동차도 앞으로 연비미터를 전 모델에 부착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연비미터는 사실 어려운 기술이 아닙니다. 국산 자동차도 이미 내장된 컴퓨터가 엔진에 들어가는 연료량을 계산하고 있기 때문에 운전자가 볼 수 있도록 약간의 전자장치만 추가하면 됩니다.

연료소비효율은 자동차회사나 소비자에게 모두 큰 관심거리입니다. 치솟는 기름값과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현대자동차 등 국산차 회사들도 화려한 편의장치를 늘리면서 가격을 올려 받을 것이 아니라 정작 필요한 연비미터부터 기본 적용하는 것이 어떨까요.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