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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25시]‘위험한 야구장’ 아마는 되고 프로는 안 된다?

입력 | 2007-08-24 02:59:00


‘위험한 야구장에서 아마추어는 되고 프로는 안 된다?’

두산과 LG가 11월 철거되는 동대문야구장을 추억하기 위해 9월에 개최하려던 프로야구 경기가 서울시의 안일한 경기장 관리 때문에 무산됐다.

동대문야구장을 관리하는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1959년 지어진 동대문야구장 외야 쪽 외벽은 붕괴 직전이고 전기 시설도 열악해 관중이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하기에 부적합하다며 프로야구 경기 불가 방침을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4월 안전 진단 결과 동대문야구장 외야에 전체적으로 금이 간 곳이 많아 외야 쪽으로 관중이 가지 않도록 출입을 통제해야 할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아마추어 대회는 보통 200∼300명, 결승전이라 해도 3000명 정도 입장하는 반면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면 2만 명이 넘어 사고가 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서울시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두산과 LG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야구 메카’에서의 경기를 포기했다.

그러나 올해 동대문야구장에서는 제6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비롯해 아마추어 경기가 거의 매일 열렸다. 또 8월 말부터 추계대학연맹전이 열리고 10월에는 대통령배 대학야구대회가 예정돼 있다.

결국 서울시는 그동안 안전사고의 위험을 방치해 왔음을 스스로 밝힌 셈이 됐다.

4월 동대문야구장 정기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외야 관중석 하부 기둥에 균열이 많아 무너질 가능성이 있고 철근 부식 등 지적 사항에 대한 시설물 관리가 미흡하다고 돼 있다. 준공한 지 47년이 지난 동대문야구장을 사용하면서 여러 차례 지적된 사항이 고쳐지지 않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서울시는 문제가 된 야구장 외야석을 적극 통제하지도 않았다. 지난달 황금사자기대회 당시 천안북일고 학생 1500여 명이 외야에서 응원을 펼쳤다.

한 야구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는 아마추어 선수와 관중의 안전을 무시했다. 프로야구의 추억도 빼앗았다. 동대문야구장이 11월 철거가 예정됐더라도 경기가 열린다면 보수공사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