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情婦)는 요귀(妖鬼)?’
중국의 고위 인사들이 불건전한 사생활 문제로 줄줄이 낙마하고 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9일 진런칭(金人慶) 중국 재정부장이 곧 물러나고 후임에 셰쉬런(謝旭人) 국가세무총국 국장이 임명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진 부장의 교체는 ‘교제화(交際花)’로 불리는 고급 콜걸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여러 고위 공직자들이 이 여성과 깊은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여성이 지금까지 낙마시킨 고위 인사만도 지난해 12월 직위 해제된 두스청(杜世成) 산둥(山東) 성 당 부서기 겸 칭다오(靑島) 시 서기와 올해 6월 해임된 천퉁하이(陳同海) 중국석유화공유한공사 회장 등 2명. 대표적인 지한파인 두 서기는 당초 부동산 투기 혐의로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 여성은 사정당국에 이미 자신과 관계를 맺은 7, 8명의 다른 고위 공직자의 이름도 폭로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 고위 공직 사회는 현재 언제 누가 사정당국에 소환될지 몰라 벌벌 떨고 있다.
지난달엔 돤이허(段義和) 산둥 성 지난(濟南) 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주임이 정부를 살해했다가 구속됐다. 그는 13년간 사귀어 온 정부가 현재 아내와 이혼하고 자신과 결혼해 줄 것을 요구하자 그를 살해하고 차량폭발 사고로 위장했다. 그는 9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올해 6월엔 쑹핑순(宋平順) 톈진(天津) 시 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정부를 먹여 살리기 위해 뇌물을 챙겨 오다 사정당국의 수사망이 좁혀 오자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지난해 6월 사회보장기금 유용 혐의로 해임된 천량위(陳良宇) 상하이(上海) 당 서기와 1995년 숙청된 천시퉁(陳希同) 베이징(北京) 시 당 서기도 모두 첩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갑자기 해임된 추샤오화(邱曉華) 국가통계국장도 천 서기 사건에 연루된 루자리(盧嘉麗·가명·32)라는 무명 모델 출신의 여인 등 여러 명과 간통을 즐기다 결국 낙마했다.
이 밖에 류즈화(劉志華) 베이징 시 부시장, 리바오진(李寶金) 톈진 시 검찰원장, 왕서우예(王守業) 해군 부사령관 등 지난해 부패사건으로 파면된 당 고위 간부가 모두 정부와 연루돼 있었다.
중국 고위 공직자에게 이처럼 정부 스캔들이 많은 것은 무엇보다도 정부를 두는 것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사회분위기의 영향이 크다. 심지어 일부는 친구나 친지 모임에까지 정부를 데려가기도 한다.
하이난(海南) 성 린가오(臨高) 현의 덩산훙(鄧善紅) 시정관리국장은 무려 6명의 정부를 두고 10여 년간 7집 살림을 하다가 2005년 결국 쇠고랑을 찼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