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US오픈은 마치 패션 경연장이라도 된 듯하다.
화려한 의상과 액세서리로 한껏 멋을 낸 선수들이 코트를 수놓고 있어서다. 전통적인 흰색 운동복을 고집하는 윔블던과 달리 이 대회는 뉴욕의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 멋 부리기 경쟁도 볼만하다.
그 중심에는 ‘미녀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가 있다. 지난해 챔피언인 샤라포바는 29일 미국 뉴욕 주 플러싱메도에서 열린 여자단식 1회전에서 600개의 크리스털이 반짝거리는 붉은색 드레스 운동복을 입고 나와 주목받았다. 뉴욕의 별명인 ‘빅애플’을 상징하는 빨간 색상을 고른 것.
샤라포바는 코트 밖에서는 소매가 얇은 검은색 가죽 재킷에 유명 보석 제조사인 티파니의 진주 귀고리를 했다. 보석이 박힌 검은색 핸드백과 라켓이 든 가죽 가방도 돋보였다. 현지 언론은 ‘클럽을 가던 샤라포바가 코트로 잘못 찾아온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샤라포바는 이 경기에서 이탈리아의 로베르타 빈치(세계 51위)를 불과 50분 만에 2-0(6-1, 6-1)으로 누르고 2회전에 올랐다.
비너스 윌리엄스(미국)는 평소 뛰어난 패션 감각을 보여 주듯 녹색 바탕에 하얀색 포인트의 짧게 주름이 잡힌 치마를 입어 우아함을 드러냈다. 그의 여동생 세리나는 분홍색 리본이 들어간 ‘바비 인형’ 분위기의 드레스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반면 세계 123위 베타니 매텍(미국)은 황금색 드레스와 머리띠에 가슴이 너무 드러나는 상의 드레스를 입어 ‘원더우먼’ 같다는 혹평을 받았다. 2004년 이 대회 챔피언 스베틀라타 쿠즈네초바(러시아)는 ‘S’자가 커다랗게 새겨진 목걸이를 하고 출전했지만 플레이할 때마다 목걸이가 목을 치는 장면이 반복돼 볼썽사납다는 평가를 들었다.
한편 지난해 3월 허리 디스크 수술 후 세계 랭킹이 705위까지 추락한 조윤정(삼성증권)은 1회전에서 스페인의 로데스 도밍게스 리뇨(75위)에게 1-2(6-3, 3-6, 3-6)로 역전패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화보]‘테니스 요정’샤라포바, 뉴욕의 밤 코트를 붉게 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