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인천 지역에서 빚어졌던 양식 전어 가격 폭락 사태가 올해 재연될 가능성이 커 양식업계가 애태우고 있다.
29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인천 전어 양식장에서는 다음 달 하순부터 올해 700만여 마리를 출하할 예정이다. 1700만여 마리가 출하된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지만 양식업계는 최근 자연산 전어가 워낙 싸게 팔려 소비자들이 양식 전어를 외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자연산 전어는 최초 유통업자에게 kg당 3000∼4000원에 넘겨진 뒤 중간 유통업자를 거쳐 일반 횟집에서 9000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지난해 1만5000원과 비교하면 40%가량 싼값이다.
양식업계는 9월부터 전어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자연산 전어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양식 전어보다 값이 저렴할 경우 지난해에 이어 엄청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양식업계는 1700만여 마리의 전어를 길렀지만 10월까지 100만여 마리만 팔렸다.
양식업계는 치어를 구입해 기르는 데 들어간 사료비 등을 감안하면 kg당 1만 원은 받아야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양식업계 관계자는 “시화호와 새만금 등 어로금지 수역에서 불법 어획한 전어를 싼값에 시중에 유통시키고 있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해양청 관계자는 “인천 양식업계가 올해 양식 규모를 줄이며 수요에 대처했지만 자연산 전어 값이 워낙 싼 탓에 가격이 어떻게 형성될지 미지수”라며 “해양경찰청이 9, 10월 자연산 전어 불법 어로행위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가격 폭락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