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의 물동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항만 배후지 활용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인천항만공사는 항로 준설토로 매립된 항만 배후지를 물류단지로 활용하기 위해 ‘자유무역지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해양수산부는 준설토 매립이 한창인 영종도 투기장을 골프장과 위락시설 위주로 개발하려 하자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자유무역지역 확대=24시간 내내 수출입 통관이 가능하고 상품 제조와 유통, 가공무역 활동에 대해 세금 감면 혜택이 주어지는 자유무역지역은 인천항 주변에 총 229만4118m²가 지정돼 있다.
인천항 내항 1∼8부두와 4부두 배후지, 남항의 인천컨테이너터미널 1개 선석 등 3곳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주로 수출입 물동량에 대한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고부가가치의 생산, 가공 활동은 별로 없는 실정이다.
공사 측은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1997년 50만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서 지난해 137만7000TEU로 늘어나는 등 연평균 15% 이상의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자유무역지역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량 증가에 비해 제품을 가공하거나 보관할 물류 배후지가 턱없이 부족해 항만 경쟁력이 뒤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준설토 매립을 통해 항만 배후지가 속속 개장되고 있다.
6월 지반개량작업까지 마친 남항의 1, 2투기장 71만여 m²에는 한중물류센터, 자동차휴게소 등이 들어서고 있다.
남항 아암물류단지 85만여 m²와 제3투기장 47만여 m², 북항투기장 56만여 m²도 2009년까지 매립이 완료될 예정이다.
인천항만공사는 이들 3개 지역을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최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연구 용역을 맡겼다.
인천항만공사 홍경원 외항운영팀장은 “인천항이 몇 년 안에 컨테이너 물량을 연간 300만 TEU가량 처리할 것”이라며 “이 추세에 맞춰 자유무역지역을 재배치하고 배후물류단지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종도투기장 활용 논란=인천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영종대교 중간 지점에 매립 중인 영종도투기장의 개발 공방이 치열하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영종도투기장 316만1000m²에 해양생태공원과 골프장, 체육시설, 근린생활시설, 연구문화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발사업은 2012∼2015년에 추진되고, 9021억여 원이 투입된다.
해양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국 항만재개발 기본계획’을 마련했고, 다음 달 중 항만재개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인천시와 ‘인천내항 살리기 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는 “갯벌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골프장 중심의 개발 계획보다 공항 배후 물류기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