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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국세청 '李 자료' 유출 여부 수사

입력 | 2007-08-30 16:04:00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와 관련한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최재경)는 국세청이 2001년~2007년 7월 조회한 이 후보와 가족, 친인척의 부동산거래내역 100여 건 가운데 몇 건이 외부로 유출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과 국세청 등에 따르면 국세청 조사국 조사1과 5계는 지난해 9월 하순경 이 후보와 관련한 탈세 의혹을 세원정보과로부터 전달 받아 이 후보 가족과 친인척 등 여러 명에 대한 부동산 거래내역을 조회했다.

그러나 해당 전산망에 접근한 직원은 조회권한이 있는 국세청 직원이라고 검찰은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김홍일 3차장은 "검찰 수사의 초점은 국세청이 고유한 업무 집행으로 정보를 검색한 것이 아니라 공공기관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는지에 관한 것"이라며 "국세청이 조회한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사실도 아직까지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국세청 본청 조사국, 서울과 경북 일대 일선 세무서 등에서 이 후보와 관련된 부동산 거래내역이 조회됐다"며 "조회된 거래내역 대부분은 가족과 친인척의 사업체에 대한 정기세무조사를 준비하기 위한 정당한 업무조회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탈세 관련 정보가 들어오면 의례적으로 내부 조사를 하게 돼있고, 이 후보와 친인척 조사도 이 같은 차원"이라며 "상부기관의 지시나 정치적 사찰 의혹이 있다는 일부 언론의 추측성 보도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지난달 4일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 후보 관련 자료가 외부에 유출됐다며 국세청을 항의 방문했을 때 "이 후보의 처남인 김재정 씨의 부동산 거래내역이 국세청 전산망에서 유출됐는지 점검했지만 2006년 이후 로그인 기록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관련 보고를 받은 뒤 "국세청은 세금을 걷어 국민을 잘 살게 하는 곳인데 (재산 검증을 했다는 것은) 후진적 발상"이라며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진상을 조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전남 구례군에서 열린 당 연찬회에서 "재집권 가능성이 없으니까 현 정권이 국세청과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야당 후보의 뒤를 캐는 전형적인 권력형 공작정치를 벌이고 있다"며 "(국세청 관계자들을) 직권남용죄로 검찰에 수사의뢰하고 국정감사에서도 문제를 파헤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