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범 환경부 장관이 31일 대통합민주신당 이해찬 대선 예비후보 캠프에 합류하겠다며 돌연 사의를 표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장관이 지난해 4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선거운동 캠프로 가기 위해 31일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시한 이치범 환경부 장관을 포함해 노무현 정권의 역대 환경부 장관들은 퇴임 때마다 각종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우선 이날 사의를 표시한 이 장관은 사임이 확정되기도 전에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비상식적’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자신이 지지하는 이 전 총리를 격찬해 이날 환경부 안팎에서 ‘부적절한 언행’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는 지난달 8일 정부의 부분 개각 때에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침묵하다가 한 달도 안 돼 갑자기 물러날 뜻을 밝혀 행정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장관의 전임자인 이재용 전 장관도 지난해 3월 임기를 1년도 채우지 않고 물러났다. 지방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대구시장 후보로 나서기 위해서였다. 이재용 전 장관의 전임자였던 곽결호 전 장관은 이 전 장관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물러났다.
환경부 차관 등을 거친 정통 관료였던 곽 전 장관이 갑작스럽게 사표를 낸 것을 두고 당시 안팎에서는 “지방선거에 대비한 정권 핵심부의 요구에 밀려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곽 전 장관은 물러난 이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됐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