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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의 金국정원장’…현지서 급박한 협상 지휘한 듯

입력 | 2007-09-01 03:03:00


김만복(사진) 국가정보원장이 아프가니스탄에 가서 피랍자 석방 협상을 지휘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김 원장은 이날 풀려난 한국인들이 묵고 있는 아프간 수도 카불의 세레나호텔에서 석방된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는 장면이 일부 언론에 포착됐다.

정장 차림의 김 원장은 석방자 대표로 유경식 서명화 씨가 국내 언론과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호텔 로비에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지난주 아프간으로 건너가 탈레반 측이 인질 석방에 합의할 때까지 현지에서 협상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피랍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정원장이 현지 정보를 직접 챙겨야 할 정도로 상황이 급박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비밀활동이 생명인 정보기관의 수장이, 그것도 테러단체와의 협상 뒤처리 과정에서 언론에 노출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국정원장의 아프간 방문은 피랍자들의 ‘몸값’ 지불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정부는 “몸값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일부 외신은 2000만 파운드(약 378억 원)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몸값을 줬다면 사용 명세가 공개되는 예비비가 아닌 국정원 특수활동비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총액만 국회의 승인 받고 구체적 사용처는 비공개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