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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경영]기업들 문화공연-산책 행사 등 통해 감성지수 높여

입력 | 2007-09-03 03:01:00


올 7월 24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SK텔레콤 사옥 1층 로비.

점심시간이 되자 ‘쿵쿵’ 강렬한 음악과 함께 비보이팀 ‘비보이코리아’가 무대에 올랐다. 이어 격렬한 춤 공연이 벌어지면서 회사 로비는 금세 파티장으로 돌변했다.

SK텔레콤이 ‘구성원의 활기찬 근무환경을 만들자’며 매월 한 번 회사 내 문화공연을 펼치는 ‘퍼너자이저(Fun+Energizer)’ 행사 모습이다.

기업들의 감성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감성경영이란 기업 구성원들이 즐거운 기분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배려의 리더십’. 조직의 감성지수가 높을수록 창조적이며,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감성경영의 배경이다.

LG경제연구원 김현기 연구원은 “감성 에너지가 높은 조직의 구성원은 회사에 대한 신뢰와 수행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 흥미가 높다”며 “감성경영으로 열정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감성경영에는 음악이 많이 활용된다.

포스코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월 1회 직원 대상으로 문화행사를 연다. 지난달에는 미국 유명 재즈 연주가인 척 맨지오니를 초청해 음악회를 열었다.

최고엔터테인먼트책임자(CEO·chief entertainment officer)를 자처하는 남중수 KT 사장은 신입사원과 인사하는 자리에 색소폰을 들고 와 즉흥 연주를 선보이며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 회사 임직원들은 아예 오케스트라인 ‘KT 필하모니’를 만들어 사내 임직원은 물론 어려운 이웃에게 음악을 들려줄 계획이다.

마음을 열게 해주는 진지한 대화도 중요한 감성경영의 수단이다.

CJ㈜는 1년에 한 차례씩 전 임직원이 모여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는 행사를 가진다. 올해 5월 김진수 사장 등 임직원은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을 찾아 담소와 다트게임을 함께 즐겼다.

김인 삼성SDS 사장은 편지를 활용한다. 그는 2003년 취임 이래 매주 8000여 명의 직원에게 ‘CEO의 월요 편지’를 보내며 직원들의 감성을 건드려 왔다. 월요편지는 하나의 주제를 놓고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이 대화를 주고받는 대화 채널로 성장하고 있다.

회사와 직원 사이의 관계만이 아닌 직원의 가족까지 챙기는 것도 감성경영의 일환.

현대·기아자동차는 결혼기념일이나 배우자 생일에 휴무를 사용하는 ‘가족사랑 휴가제’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GS칼텍스의 허동수 회장은 승진자나 신입사원의 가족에게까지 축하서한을 보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