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미래경영]기술혁신-글로벌화 ‘소리없는 전쟁’

입력 | 2007-09-03 03:01:00


■ 새 ‘먹을거리’ 찾아나선 기업들

삼성, 수익사업에 집중-인력 효율화

LG, 전자 통신 화학 인접분야 개발

현대기아차, 친환경 경유차량 연구

SK, 올 R&D 1조원 투자 역량강화

국내 주요기업들의 미래 경영전략은 혁신과 신사업 발굴로 요약된다. 혁신을 통해 현재 하고 있는 사업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신사업 발굴을 통해 5년 후, 10년 후 ‘먹을거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미래 성장동력 찾기 분주

대대적인 인력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그룹은 투자 우선순위를 철저하게 점검해 비수익 사업은 접고 미래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 사업으로는 에너지, 바이오, 로봇 사업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해외 금융사, 반도체 기업 등에 대한 인수설도 끊이지 않고 있어 인수합병(M&A)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찾기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LG그룹은 주력 사업인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의 인접 분야에서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에 실적 개선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의 개발과 실행이 미래를 좌우한다는 판단이다.

구본무 LG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영진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미래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이를 철저히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는 계열사별로 태양열과 지열 등 친환경적이고 고갈 우려가 없는 ‘지속 가능형 에너지’를 활용한 신사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맨 영입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추구해온 동부그룹은 국내 최대 농업화학회사였던 동부한농과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동부일렉트로닉스를 합병한 ‘동부하이텍’을 앞세워 바이오와 반도체 분야를 그룹의 핵심 주력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신기술 개발―해외경영 공격적으로

중국의 거센 추격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기술혁신에 그룹의 사운을 걸고 있다.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 이현순 연구개발총괄본부 사장 등은 최근 잇따라 미국 시장을 겨냥한 친환경 경유차 개발 방침을 밝혔다.

이 사장은 특히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이 주최한 최고경영자 월례조찬회에서 ‘기술혁신으로 기업의 미래를 경영하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를 통해 “1년 6개월 안에 신개념 하이브리드카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SK그룹도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K는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창사 이래 처음 R&D분야에만 1조 원을 투자하고 있다.

국내외 연구소는 올해 14곳으로 확대 설립하고, 연구개발 인력도 1500여 명 수준에서 2000여 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조직과 문화 자체도 글로벌 전략으로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SK는 올 초부터 SK의 모든 조직을 글로벌체제로 바꿨다. SK에너지는 해외사업을 공격적으로 하기 위해 SKI(SK International)를 설립해 해외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중국 현지에 자본금 3000만 달러의 지주회사를 설립키로 하는 등 모든 역량을 글로벌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격적인 M&A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두산그룹은 중장기 신성장 전략의 핵심인 ‘사람의 성장을 통해 사업 성장을 꾀하는 글로벌 두산’ 전략을 수립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두산은 △우수 인재 육성과 채용 △기존 사업규모 확대 △지속적인 M&A 추진 등을 통해 2015년 매출 100조 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도 올들어 글로벌 경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1월에는 전략회의를 해외에서 처음 열었고, 3월에는 중국에 지주회사도 설립했다. 9월 2일에는 국내 백화점 업계에선 처음으로 해외 점포인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을 개장했다.

롯데는 유통, 관광, 식음료가 주력인 만큼 미주와 유럽보다는 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 미래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