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한쪽 다리를 심하게 절고 있어서 무척 힘들어 보였다. 잠시 후 도착한 버스는 만원이었다. 아주머니가 먼저 타도록 물러서자 감사하다는 뜻으로 가볍게 목례를 한 뒤 불편한 다리로 천천히 계단을 오르자 뒤에서 일부 사람들이 빨리 올라가라고 재촉하는 소리가 들렸다. 듣기에 너무 민망했다. 아주머니는 결국 서두르다 미끄러졌고, 힘겹게 다시 일어났다. 하지만 뒷사람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모두 한시가 급한 것은 알지만 몸이 불편한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속상했다. 각박해지는 세상, 조금만 양보하며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이영희 충남 공주시 우성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