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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택 US오픈 테니스 男단식 7년만에 16강 쾌거

입력 | 2007-09-03 03:01:00

“바로 이 맛이야.” 이형택(삼성증권)이 2일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3회전에서 앤디 머리(영국)를 꺾고 7년 만에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주먹을 불끈 쥔 채 환호하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7년 만에 다시 해냈다.

이형택(31·삼성증권)이 메이저 테니스대회에서 다시 한 번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랭킹 43위 이형택은 2일 미국 뉴욕 주 플러싱메도에서 열린 US오픈 남자단식 3회전에서 세계 19위 앤디 머리(20·영국)를 3-1(6-3, 6-3, 2-6, 7-5)로 눌렀다. 2000년 이후 생애 두 번째 이 대회 4회전 진출. 당시 이형택은 예선 통과자로 세계 랭킹 182위에 불과했기에 ‘기적’으로 불렸다.

16강 진출로 7만5000달러의 상금을 확보해 통산 상금 200만 달러를 돌파하며 이날까지 202만7338달러를 기록했다. 게다가 150점의 랭킹 포인트까지 얻어 이 대회가 끝나면 자신의 역대 최고인 36위를 뛰어넘어 세계 30위대 초반에 랭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형택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너무 좋아 꿈만 같다. 7년 전에는 얼떨떨했는데 이젠 결혼도 하고 애도 둘이나 생긴 가운데 이런 일을 맞아 색다른 기분”이라고 흥분했다.

1, 2세트를 먼저 따내며 기세를 올린 그는 3세트를 잃은 뒤 4세트에서 5-2까지 앞서다 5-5 동점을 허용했으나 내리 2게임을 따내며 경기를 끝냈다.

이형택은 190cm의 장신인 머리에게 서브 에이스에서는 5-15로 뒤졌으나 실수를 머리보다 22개나 줄이며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특히 네트 공략이 빛을 발했다. 이형택은 1회전에서 근육통에 시달린 탓에 체력 부담이 많은 랠리 대신 적극적으로 코트 앞으로 달려가 발리를 구사하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이형택은 4일 세계 4위 니콜라이 다비덴코(26·러시아)와 8강 진출을 다툰다.

상대 전적에선 이형택이 1승 2패. 다비덴코는 이번 대회 3경기를 모두 3-0으로 이기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스위스)는 205cm의 장신 존 아이스너(미국)를 3-1로 누르고 4회전에 합류했다.

한편 여자단식 2연패를 노리던 세계 2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는 30번 시드의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폴란드)에게 1-2로 패해 탈락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