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흑인 여성 미국 대통령감으로까지 인기가 치솟았던 콘돌리자 라이스(사진) 미국 국무장관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쇠락에 따라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로 전락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라이스 장관이 5월 교수로 재직했던 스탠퍼드대로 복귀하지 못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했다.
5월 25일 스탠퍼드대 학생신문은 라이스 장관이 학교로 복귀하고 싶어 한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기사가 나가자 비판이 쏟아졌다. 이 대학의 돈 온스테인 명예교수는 “이성, 과학, 전문성, 정직이라는 학문의 기본 가치를 무차별로 파괴한 행정부에서 일한 라이스 장관의 복귀를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편지를 편집장에게 보냈다.
학생신문 홈페이지에 오른 비판은 더욱 신랄했다. “우리는 한 나라를 통째로 학살한 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우리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온건한 비판에 속할 정도였다.
뉴욕타임스는 라이스 장관이 비난을 받는 가장 큰 이유로 ‘이라크전쟁 실패’를 꼽았다.
동료들에 따르면 라이스 장관 본인도 이라크전쟁을 오점으로 여겨 이를 만회하려고 다른 업적을 과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라이스 장관의 지지율이 2005년 4월 54%에서 올 7월 47%로 떨어졌다고 소개한 뒤 “라이스 장관을 대통령감으로 말하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