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유명한 미국의 극작가 아서 밀러(1915∼2005·사진)가 생전 수십 년 동안 다운증후군에 걸린 아들의 존재를 숨겼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밀러는 다운증후군에 걸린 채 태어난 아들을 며칠 만에 양육기관에 보내 자신의 인생에서 배제했을 뿐 아니라 자서전에서까지 아들의 존재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대니얼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아들은 1966년 밀러와 그의 셋째 부인이었던 잉게 모라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밀러와 모라스 사이에서 태어난 딸인 시나리오 작가 레베카 밀러가 대니얼의 누나이다. 아서 밀러는 대니얼이 성장하는 동안 전혀 만나려고도 하지 않았다.
부자간 상봉은 1990년대 말에야 처음으로 이뤄졌다. 당시 두 시간 동안 아들을 만난 밀러는 대니얼이 체육관과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등 자력으로 살아가는 데 크게 놀랐다고 한다.
밀러는 사망하기 몇 주 전에 대니얼에게 다른 3명의 자식과 똑같이 유산을 상속한다는 내용으로 유언장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니얼은 오랫동안 자신을 돌봐준 노부부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의 누나인 레베카 밀러는 최근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대니얼은 우리 가족에게 아주 중요한 부분이며 지금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보호 속에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