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내 화장실에서 동성애 구애 행각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궁지에 몰렸던 래리 크레이그(62·사진) 미국 상원의원이 1일 끝내 의원직 사퇴를 발표했다.
3선 상원의원인 크레이그 의원은 이날 지역구인 아이다호 주 보이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 때문에 벌어진 소란에 대해 사과한다. 9월 말 의원직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크레이그 의원은 6월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공항 화장실에서 칸막이 문틈으로 들여다본 뒤 한 남자가 있는 옆 칸에 들어갔다. 그는 이어 칸막이 아래로 발을 갖다 대는 등 ‘잘 알려진 동성애 구애 방식’을 쓰다가 체포됐다. 그가 ‘접촉’하려 했던 남자는 동성애 치근거림이 자주 발생한다는 신고를 받고 잠복한 공항경찰이었다.
크레이그 의원은 현장에서 조사를 받고 풀려났으며, 8월 초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지난달 29일 아내와 함께 회견을 열고 “나는 게이(gay)가 아니다. 동성애자라는 구설을 피해 조용히 넘어가기 위해 ‘유죄 시인’을 했을 뿐이다. 유죄를 인정한 점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크레이그 의원은 1975년 이후 아이다호 주에서 주 상원의원 3선, 하원의원 5선, 상원의원 3선을 거치면서 11차례 선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