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앞줄 왼쪽)가 2일 대구 달성군 군민체육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 및 감사모임’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일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 군민체육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비록 제가 후보가 되진 못했지만 여러분의 소중한 뜻을 받들어 앞으로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중앙선거대책위 해단식에 참석한 지 6일 만에 공개 행사에 참석한 박 전 대표는 “앞으로도 바른 정치를 할 것이고 당과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 그런 굳은 결심으로 더욱 노력해서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대구 경북은 제가 태어나고 정치를 시작한 곳으로 키워 주신 힘 덕분에 대선후보 경선까지 나설 수 있었다. 여러분의 노고에 보답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음을 너무나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지지자들을 위로했다.
박 전 대표는 대구로 떠나기 전에 기자가 방문 목적을 묻자 “그냥 인사차…”라고 했다. 그러나 행사장 분위기는 당초 목적과 사뭇 달랐다.
박 전 대표는 행사장에 모인 3000여 명의 지지자가 ‘박근혜’를 연호할 때 특유의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고, 이명박 대선 후보 지원 여부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행사장에 참석한 측근들은 이 후보 측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서청원 전 선거대책위 상임고문은 “이 후보의 최근 2주일을 보면서 굉장히 실망하고 있다”며 “이 후보는 선거인단의 과반수에서 패배한 심정으로 옷깃을 여미고 겸허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후보 측은 선거인단 경선에서 왜 졌는지 자성하며 박 전 대표를 찾아가 ‘도와 달라. 당신이 아니면 진다’고 해도 시원찮다”며 “박 전 대표를 폄훼하거나 (한나라당을) 사당화해서 모든 문제를 독식하는 등 이상한 짓거리를 하면 정권을 되찾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앞으로 할 일이 있다’는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에 관해 박 전 대표 측은 “경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대구=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