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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대선판 비켜 계시라” 鄭 “대선 엄정중립 지켜야”

입력 | 2007-09-03 03:08:00

대통합민주신당 예비경선 후보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예비경선에 나서는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동주 기자

대통합민주신당 예비경선 후보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2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부산 울산 지역 교수 103명의 지지선언 발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민주신당 컷오프 막올라… 5일 결과 발표

《3∼5일 실시될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컷오프(예비경선)를 앞두고 예비후보 9명은 2일 기자회견을 열어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하는 등 차별화 경쟁을 벌이며 막바지 총력전을 펼쳤다. 민주신당은 3∼5일 일반 유권자 2400명과 당원 등 선거인단 1만 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9명 중 지지율이 높은 5명을 경선 후보자로 선출한다. 컷오프 결과는 5일 오후 발표된다.》




■ 손학규


촬영:김동주기자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2일 서울 여의도 대선 캠프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노 대통령은 제발 대선판에서 비켜 서 계시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또 “노 대통령은 민주신당 당원도 아니다. 열린우리당의 문을 닫게 한 장본인이 누구냐, 노 대통령 아니냐”며 “노 대통령이 끼면 낄수록 이명박 후보는 올라가고 민주신당 후보들의 표는 깎인다”고 비판했다.

손 전 지사는 이어 “(노 대통령이) 40일 동안 조용해서 나라가 좀 편안해지나 했더니 또 무슨 말씀을 했다. 국민을 재미있게 하는 것은 좋은데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노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하겠다면 그건 사양한다. 영어로 ‘노 생큐(No, thank you)’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가관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합당을 틀린 것이라고 비난하던 사람들이 요즘은 범여권으로 넘어온 사람한테 가서 줄 서고 부채질하느라 아주 바쁘다”며 손 전 지사를 돕는 사람들을 비난하자 반격에 나선 것.

손 전 지사는 “줄 서기라고 하는데 노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젊은 정치인과 정치를 하고 계신 분”이라며 “정치인으로서 변화를 추구하고 진정한 혁신과 창조를 추구해 나가는 미래의 일꾼들을 격려는 못 할망정 정치적 이해관계가 어긋난다고 폄하하는 것은 정치 지도자들을 발굴하고 키워 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발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의 발언은 신중하고 품격을 갖추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덧붙였다.

손 전 지사 측은 노 대통령이 민주신당 경선에서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 친노(親盧·친노무현) 예비후보들을 돕기 위해 의도적으로 발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손 전 지사 캠프의 한 핵심 인사는 “노 대통령은 자신이 믿고 일을 맡겼던 이 전 총리의 경선 성적을 자신에 대한 평가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노 대통령의 복심(腹心)인 안희정 씨가 이 전 총리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만 봐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날 노 대통령을 비판한 것도 어차피 친노후보들에게서 공격을 당할테니 먼저 노 대통령을 비판하며 치고 나가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손 전 지사는 또 이날 간담회에서 예비경선 후보들의 정통성 논란 제기에 대해 “이분들이 도무지 대선에서 이기겠다는 생각들인지, 대선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이삭이나 줍고 부스러기나 챙기려는 사람들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도대체 정치의 금도가 뭔지 모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열린우리당의 실패와 민주당의 아픔을 얘기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 정동영


촬영:김동주기자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이 손 전 지사를 돕는 사람들을 비판한 데 대해 “대통령은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한다. (노 대통령의) 대선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5년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남북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했던 일과 10월 초 개최 예정인 남북 정상회담의 상관관계를 거론하며 “정상회담에 관해 저는 특허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장은 또 “지금 남북 정상회담 실무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데 수행단이 평양에서 휴대전화를 쓸 수 있도록 협의됐다고 한다”면서 남북문제에 관한 자신의 관심과 정보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정 전 의장은 또 이날 간담회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민주신당 컷오프를 거치지 않고 본경선에 참여하는 데 찬성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기존 후보들과 차별화된 이미지의 문 전 사장에게 공조의 신호를 보낸 것이다.

정 전 의장 캠프 대변인인 김현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 전 지사의 남북 정상회담 관련 발언에 대해 “민족의 문제를 선거의 유불리와 연계시키는 것은 이명박 후보와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손 전 지사의 몸은 여기에 있지만 생각과 노선은 여전히 한나라당에 있다. 손님이 주인집의 가훈과 족보를 바꾸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정통성 문제를 거론했다.

정 전 의장은 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되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계승한 범여권의 적자라는 점을 강조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옥치율 전 부산교육대 총장 등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교수 103명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전 의장 지지를 선언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