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티베트 불교의 '활불(活佛·환생한 부처)'이 되려면 반드시 중국 중앙정부의 승인을 얻도록 하는 새로운 규정을 만든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중국 국가종교사무국은 7월 13일 이 같은 내용의 '티베트불교활불계승관리방법'을 만들어 같은 달 18일 공포한 뒤 9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는 인도에서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끌고 있는 올해 72세의 제14대 달라이 라마(본명 톈진 가초)가 후임 달라이 라마를 지정하면 이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티베트 불교에선 달라이 라마는 임종에 앞서 다시 태어날 지역을 유언한다. 달라이 라마가 죽고 10개월이 지난 뒤 그로부터 49일 사이에 이 지역에서 태어난 어린이 중에서 새 달라이 라마를 선정한다.
중국 정부의 규정에 따르면 활불은 반드시 3가지 조건과 4차례의 비준 절차를 거쳐야 활불로 인정받을 수 있다.
먼저 티베트 현지 신도의 지지를 받고 현지 사찰 관리조직의 요구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또 활불 신청은 반드시 자신이 속한 사찰에서 해야 하고 활불 계승은 중국이 지금까지 인정해온 방법에 따라야 한다. 결국 인도 망명 정부에서 활동하는 승려는 활불이 되지 못하도록 아예 봉쇄한 셈이다.
또 성·자치구 인민정부와 인민정부 내 종교사무국, 국가종교사무국, 국무원 등 4곳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중국 정부는 또 활불은 반드시 국가통일을 지지하고 민족 단결을 옹호해야 한다고 규정해 티베트 독립을 주장하는 활불은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했다.
티베트 망명정부는 "이는 티베트 종교 문화 탄압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