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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디자이너 2人의 ‘이것이 디자인 경쟁력이다’

입력 | 2007-09-05 02:59:00


이돈태 “소비자 기대 넘어 감동 줘야 명품”

차강희 “디자인+기술+마케팅 어우러져야”

“머릿속에 지식만 축적한다고 창의력이 늘진 않는다. 상상력은 ‘익숙한 것의 낯선 결합’에서 나온다. 여행을 통해 많이 보고 많이 느껴야 한다. 최근엔 제주도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다녀왔다. 몸으로 뛰는 운동도 해야 한다.”(이돈태 사장)

“디자이너는 잡학(雜學)에도 밝아야 한다. 나는 스쿠버 다이빙이나 온갖 종류의 잡지 보기를 즐긴다.”(차강희 소장)

‘초콜릿폰’과 ‘샤인폰’, ‘프라다폰’으로 히트를 친 차강희(45) LG전자 MC디자인연구소장, 2005년 산업자원부 선정 차세대 디자인 리더로 꼽힌 이돈태(39) 탠저린(영국의 디자인컨설팅 업체) 사장 겸 삼성물산 고문.

두 디자이너를 3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앞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인터넷 쇼핑몰 패션플러스의 ‘해피바이러스 프로젝트’를 계기로 만났다. 패션플러스에 입점한 70여 개 브랜드가 십시일반으로 의류를 기부하고 의류 수익금 전액을 소아암 환자의 치료 기금으로 기부하는 프로젝트다.

차 소장과 이 사장 등 40여 명의 연예인 및 경제계 인사가 의류 모델이 됐다. 두 사람 모두 프라다폰을 쓰는 게 눈길을 끌었다.

―디자인 작업을 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외관의 아름다움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디자이너가 제품 개발의 코디네이터(조정자) 역할까지 해야 한다. 제품 콘셉트와 기술, 디자인, 마케팅이 모두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 역할을 디자이너가 해야 한다.”(차 소장)

“한마디로 표현하면 감동이다. 소비자의 기대를 넘어서는 감동을 줄 정도가 돼야만 명품 반열에 들어간다.”(이 사장)

―요즘 한국은 디자인이 중요 화두다.

“갈 길이 멀지만 디자인에 대한 국민의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붕어빵’이나 ‘성냥갑’ 같은 천편일률적인 아파트를 못 짓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잘한 결정이다. 일반 소비재의 디자인은 싫으면 안 사면 그만이다. 하지만 아파트, 광고판 등 거리 디자인은 좋으나 싫으나 모든 사람이 봐야 한다.”(이 사장)

“디자인은 모든 사람이 보기 때문에 좋은 디자인 자체가 디자이너의 사회 공헌이 될 수 있다.”(차 소장)

―휴대전화의 디자인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나.

“자나 깨나 휴대전화 생각이다.(웃음) 지금까지는 ‘손 안에 쏙 들어오도록’ 하는 슬림화가 중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휴대전화가 단순한 ‘통화의 수단’을 넘어섰기 때문에 인터넷, 방송 등 휴대전화의 각종 시각 정보를 소비자가 편하게 느끼도록 디자인하는 게 중요하다.”(차 소장)

―최근 디자인 트렌드는….

“디자인 세계 역시 ‘융합’과 ‘통섭’이 화두다. 과거 디자이너는 각기 자신의 특화된 분야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디자이너 간의 교류가 활발하다. 우리 회사도 항공 관련 디자인이 전문이지만 건축가의 영역이던 아파트 디자인에 나서 창의적인 작품을 내놓고 있다. 건축가와 디자이너는 사물을 보는 관점이 달라 서로 교류가 이루어지면 창의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다.”(이 사장)

두 사람을 보고 “평소에도 오늘처럼 의상에 신경 쓰느냐”고 말하자 두 디자이너는 껄껄 웃으며 “일에 몰두하느라 옷차림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돈태:

- 1968년생

-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 영국 왕립예술대(RCA) 산업디자인학 석사

- 1998년 영국 탠저린사(社) 입사

- 2003년 D&AD 디자인상(영국)

- 2005년 산업자원부 선정 차세대 디자인 리더

- 현 탠저린 사장 겸 삼성물산 고문

:차강희:

- 1962년생

-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 1991년 LG전자 입사

- 2005년 한국 산업디자이너협회 디자인 대상 수상

- 2005년 우수디자인상품전 대통령상 수상

-현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MC디자인 연구소장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