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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4강외교’ 시동…추석때 러, 내달 美, 11월 日-中 방문

입력 | 2007-09-05 03:00:00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왼쪽)가 4일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은 알렉산드로비치 이바셴초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이번 달 러시아 방문을 시작으로 제1야당의 대선후보로서 본격적인 ‘4강(强) 외교’에 나선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4일 “이 후보가 추석 연휴 때 2박 3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일정을 추진 중”이라며 “이 후보가 구상 중인 ‘신북방 경제 자원 외교’의 틀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북방 경제 자원 외교의 핵심은 극동지역을 중심으로 러시아의 자원, 북한의 값싼 노동력, 한국의 고급 노동력과 기술을 결합해 이른바 ‘에너지 실크로드’를 개척하겠다는 것. 과거 고구려의 영토를 중심으로 한 경제 자원 협력이라는 점에서 ‘신고구려 구상’이라는 명칭도 검토되고 있다.

이를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의 길로 나설 경우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이 후보의 ‘비핵·개방 3000 구상’도 실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후보실에서 알렉산드로비치 이바셴초프 주한 러시아대사와 만나 “동부 시베리아 개발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이 러시아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은 뜻을 내비쳤다.

이 후보는 “남북한과 러시아 3국이 극동지역을 공동 개발해 상호 이익을 나누면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신동북아공동협력체’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뜻을 본국에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방문은 다음 달 중순쯤으로 계획하고 있다. 당초 추석 전 미국을 먼저 방문해 ‘4강 외교’에 시동을 건다는 방침이었지만 미국 현지 일정 조율에 차질이 생기면서 러시아를 먼저 방문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는 후문이다. 한 측근 의원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도 중요하겠지만 방미 테마가 ‘경제’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일정만 확정되면 미국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 측은 미 행정부, 의회 인사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최고경영자들과의 면담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경선 전인 6월에도 3박 4일 일정으로 방미를 추진했으나 현지 일정 차질로 연기했다.

이후 11월까지 일본과 중국도 차례로 방문해 ‘4강 외교’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의 이번 해외 출장은 4월 초 인도 두바이 방문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 첫 해외 나들이라는 점에서 이 후보가 외국 정상들과의 면담 등을 통해 유력 대선후보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