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오후 10시 25분경 인천 남동구 간석4동 주원고개 앞 경인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도로 주변을 순찰하던 인천지방경찰청 기동3중대 소속 김진호(21) 상경이 갑자기 호각을 크게 분 뒤 “위험합니다. 멈추세요”라고 고함을 쳤다.
검정색 모자를 쓴 70대 노인이 손수레에 폐지를 가득 싣고 도로를 가로지르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
신호가 바뀌어 100m 앞 정지선에서 대기 중이던 경인로 양 방향 차량들이 출발하기 시작하자 김 상경은 빨간색 신호 유도봉을 다가오는 차량 방향으로 흔들며 급하게 도로에 뛰어들었다.
다행히 김 상경은 중앙선 부근에서 이 노인을 붙잡아 손수레를 세웠고 이어 신호봉으로 차량을 멈추게 한 뒤 노인을 안전하게 인도로 안내했다.
김 상경은 “한밤중에는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이 뜸하기 때문에 무단횡단이 늘어난다”며 “할아버지가 귀가 어두워 호각 소리를 듣지 못해 하마터면 큰 사고가 날 뻔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곳에서는 2002년부터 최근까지 시민 6명이 무단횡단을 하다 숨졌다.
인천경찰청은 1월부터 무단횡단에 따른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시내 주요 도로에서 사고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찰은 또 몇 년 전부터 대규모 집회와 시위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기동대와 방범순찰대 소속 경찰관, 10개 중대 전투경찰을 배치해 예방 활동에 나서고 있다.
도심을 2개 권역으로 나눠 2002∼2006년 발생한 교통사고를 계절과 요일, 시간, 장소별로 분석한 뒤 무단횡단으로 보행자가 숨지거나 다친 사고가 발생한 100여 개 도로 구간을 선정해 전경 800여 명을 투입하고 있다.
더위 때문에 무단횡단이 급증하는 여름에는 매일 오전 5∼7시와 오후 2∼6시, 8∼11시에 각 도로에 전경을 2명씩 배치하고 있다.
새벽에 교회에 가다가 도로변에서 노인들이 사고를 당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는 교회를 방문해 무단횡단에 따른 교통사고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 같은 예방활동으로 올해 들어 사망사고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지난해 1∼7월 인천에서 27명이 무단횡단에 따른 교통사고로 숨졌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13명으로 감소했다.
한편 경찰은 인천시를 비롯해 17개 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해 12월까지 무단횡단에 따른 교통사고를 10%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사고 원인을 분석해 불합리한 교통시설을 순차적으로 개선하는 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인천경찰청 김관 교통안전계장은 “교통법규 위반 스티커를 발부하지 않고 계도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 예방활동 도로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2002~2006년 인천지역 무단횡단 사망사고 발생구간경찰서사망자위 치부평14마장길 원적4거리∼신촌4거리(1.8km)남동12만수주공4거리∼간석4거리(1km)부평10경인로 부개4거리∼동소정4거리(1km)〃〃백범로 벽돌막4거리∼십정4거리(1.6km)중부8유공굴다리∼용현4거리∼적십자3거리(600m)남동7간석4거리∼간석5거리(500m)〃6간석5거리∼주원고개(300m)〃5길병원4거리∼터미널4거리(450m)〃〃예술회관4거리∼청운교회(400m)중부〃이마트∼신흥지구대 앞(300m)남부〃숭의로터리∼숭의3거리(1.5km)〃〃인천고3거리∼승기4거리(500m)〃〃승기4거리∼신기4거리∼용일4거리(2.5km) 강화〃송해면 하도리 5연대입구∼그린카센터(500m)
남동4시청역4거리∼벽돌막4거리(600m)남부3제물포 북부역∼도화5거리(500m)〃〃석바위 4거리∼석암주유소(400m)〃〃수봉공원∼도화4거리(300m)〃〃승학4거리∼중앙공원4거리(400m)서부〃중봉로 북항고가∼동부구계간(300m)강화〃불은면 삼서리 안양대학∼농업기술센터(500m)계양2경명로 계산3거리∼계산역4거리(500m)〃〃계양로 교대4거리∼계산3거리(500m)강화〃하점면 부근리 고인돌 주차장∼현대주유소(400m)연수1동춘역4거리∼동막역4거리(300m)〃〃청학지하차도 출구∼청학풀장입구4거리(200m)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