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포이동 부정적 인상 씻으려 개명-편입 추진
효자-청운동 등 역사깊은 종로구선 “현재이름 사수”
자치구 법정동 및 행정동수(단위: 개)순위이름법정동(행정동)1종로구87(19)2중구74(15)3성북구39(30)4용산구36(20)5영등포구34(22)6마포구26(20)7서대문구20(21)
8성동구17(20)9강남구15(26)10강서구13(22)송파구13(20)12은평구11(19)13동대문구10(26)서초구10(18)구로구10(19)
16광진구9(16)동작구9(20)강동구9(21)19중랑구6(20)20노원구5(24)21강북구4(17)
도봉구4(15)23양천구3(20)관악구3(27)금천구3(12)자료:서울
“하루빨리 이름을 바꾸고 싶다”는 동(洞)이 있다. 반면 “절대 동 이름만은 포기할 수 없다”는 동도 있다.
서울시내 각 자치구 내에서 동 명칭을 둘러싼 논의가 한창이다.
인구 2만 명 이하 ‘행정동’을 통폐합하기로 한 정부 정책과 맞물려 서울시내 곳곳에서 동 이름이 소멸, 통합, 생성되고 있다.
5일 현재 서울시에는 모두 517개의 행정동과 470개의 법정동이 있다.
행정동은 적정한 규모와 인구를 기준으로 자치센터를 설치 및 운영하는 동의 명칭. 기존의 동사무소는 다음 달부터 자치센터로 이름이 바뀐다. 반면 법정동은 주소, 등기부 등본, 토지대장 등에 사용되는 동 명칭이다.
○ “이미지 나쁜 동 이름 바꿔 주세요”
동 명칭 변경을 바라는 대표적인 지역은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구로구는 5일 “과거 구로공단의 영세하고 낙후된 이미지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가리봉동의 법정동 명칭 변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16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www.planin.kr)를 통해 가리봉동의 새 이름을 공모하고 있다.
강남구 포이동도 과거 ‘판자촌’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바로 옆 개포동과 통합하기로 하고 행정자치부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포이동 주민 1만5000여 명은 내년 1월 1일부터 개포동 주민이 된다. 법정동 명칭 변경이 많이 이뤄지는 것은 지난해 6월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명칭 변경이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전체 가구의 80% 이상이 찬성해야 했지만 법령 개정에 따라 지역 내 2분의 1가구 이상을 조사해 조사 대상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이름을 바꿀 수 있게 됐다.
○ “유서 깊은 동 이름 포기 못해”
반면 역사가 깊고 토박이가 많이 사는 종로구에서는 자신이 사는 동 이름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분위기가 강하다.
서울시 동폐합 안에 따르면 청운동과 효자동, 삼청동과 가회동, 명륜3가동과 혜화동이 각각 행정동을 합해 주민센터를 같이 쓰게 된다. 주소 등에 쓰이는 법정동은 그대로 유지되고 주민센터의 이름만 바뀌는 것.
그러나 이것조차 용납하지 못하는 지역 주민이 적지 않다.
정흥우 효자동 주민자치위원장은 “효자동은 영화 ‘효자동 이발사’로 잘 알려져 있고 인구도 청운동보다 2배 이상 많다”며 행정동명이 효자동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형경 청운동 주민자치위원장도 “우리 주민도 이름이 바뀌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종로구는 두 차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으며 앞으로도 설득 작업을 계속해 합의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