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는 안전하다?'
소비자들은 수 억 원에 이르는 고가(高價) 수입차에 '막연한' 신뢰를 갖곤 한다. 고성능 엔진과 함께 비싼 가격에 걸 맞는 각종 첨단 안전장치에서 오는 '든든함' 때문이다.
수입차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산 자동차들도 첨단 안전장치 및 편의장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수입차 못지않게 '국산차도 안전하다'는 이미지 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국산차들 가운데는 국내 도로 사정을 감안한 '신토불이형' 첨단 장치들도 눈에 띈다.
●수입차 부럽지 않은 첨단 안전장치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블랙프리미엄'에 장착된 능동형 서스펜션 제어장치인 AGCS(Active Geometry Control Suspension)는 대표적인 국산 첨단 안전장치다.
AGCS는 고속으로 달리다 급회전을 할 때 차체가 균형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미끄러짐 방지'장치. 지금까지 미끄러짐 방지 장치로는 VDC시스템이 대표적이었으나 AGCS는 이보다 진일보한 시스템으로 평가받는다.
VDC시스템은 네 바퀴의 브레이크가 각각 별도로 작동하면서 차체의 균형을 잡아주지만 차의 미끄러짐을 감지한 후 작동하는 사후 시스템이다.
이에 반해 AGCS는 속도와 회전각을 계산해 차체가 균형을 잃기 전에 미리 작동해 미끄러짐 방지에 탁월하다는 평가다.
기아자동차의 '뉴오피러스'에 달려 있는 전방감지 카메라는 '한국형 안전장치'로 꼽을만하다. 라디에이터 그릴에 전방감지 카메라를 달아 골목길 전방 좌우 사각을 찍어 승용차 내부 모니터로 보여주는 장치다.
중대형 승용차의 보닛이 길어 운전석에서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1~2m 앞의 좌우 사각을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
GM대우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윈스톰에는 실시간으로 차량의 주행상태를 체크해 차량이 진흙길이나 험로를 달릴 때 0.2초 내에 자동으로 4륜 구동으로 변환되는 '액티브 4WD'가 달려 있다. 또 충돌초기에 안전벨트를 역으로 되감아 승객이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해주는 '시트벨트 프리텐셔너'도 첨단 안전장치로 꼽힌다.
이와 함께 쌍용자동차의 뉴체어맨은 차선을 이탈하면 경고음을 울리는 '차선이탈 경고시스템'을 도입했다.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편의장치
고객을 배려한 참신한 아이디어도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SM5 뉴임프레션'은 스마트카드 키에 '아웃사이드 미러 무선접이 기능'을 추가했다. 시동을 끄고 차 밖에서 원격 조작할 수 있도록 해 사이드미러를 접기 위해 다시 시동을 켜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었다.
기아차는 그랜드카니발 등 차체가 큰 일부 차종에 회전반경제어장치(VRS)를 도입했다. 최소회전 반경을 기존보다 약 1m 줄여 U턴할 때 직진과 후진을 반복해야 하는 수고를 덜도록 한 것. 핸들을 한 방향으로 끝까지 돌렸을 때 바퀴가 돌아가는 각도를 기존 차량보다 더 크게 휘도록 했다.
이와 함께 GM대우 윈스톰에는 야간 주차 후 시동을 끈 후에도 헤드램프가 30초 이상 환하게 켜지도록 한 '에스코트 기능'이 추가됐다. 지하주차장 등에서 여성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아이디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