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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전자계열사 조직 문화 변신 2題

입력 | 2007-09-07 03:01:00


《‘오디세이’와 문자메시지. LG그룹의 대표적 전자 계열사인 LG전자와 LG필립스LCD의 새로운 조직 문화가 잔잔한 화제를 낳고 있다. ‘오디세이’는 세계 최고로 도약하려는 LG전자의 조직 개발 프로그램이다. LG필립스LCD는 간단한 보고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처리하고 있다. 이 둘은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혁신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

LG전자 ‘오디세이’를 하라!

“조직의 힘을 키우려면 ‘오디세이’를 열심히 하라.”

요즘 LG전자에서는 ‘오디세이’가 화제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라는 뜻이 아니다.

오디세이는 ‘조직개발대화(ODsay·Organizational Development Say)’를 의미한다. 팀, 그룹 등 소규모 조직의 리더와 구성원이 함께 이상적인 업무 모델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 영업팀이 있다고 하면, 팀장 주도 아래 팀원들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영업팀’을 상상해 업무 내용을 적은 뒤 구체적 실천 과제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생활가전 부문인 DA사업본부가 7월부터 오디세이를 시범 실시하고 있는데 조만간 전사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LG전자 측은 밝혔다.

오디세이를 도입한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오디세이 등을 통해 LG전자를 세계 최고 수준의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부회장은 올해 1월 취임 이후 △일 잘하는 법을 의미하는 ‘일잘법’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낭비제거운동’ 등의 혁신 프로그램을 도입해 왔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LG필립스LCD… 문자메시지 써라!

‘사장님. 지금 어디 계세요?’(LG필립스LCD의 한 임원)

‘손님들과 저녁 식사 하고 있는데요.’(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

‘알겠습니다. 나중에 연락드릴게요.’(임원)

올해 1월 취임한 권영수 사장은 이처럼 간단한 대화나 보고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자주 이용한다. 전화나 문서 보고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임원들의 해외 출장 신고도 문자메시지로 받곤 한다.

이는 사내(社內)에서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의 신봉자’라고 불리는 권 사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평소 권 사장은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회사가 정말 경쟁력 있는 회사다. 사장은 문자메시지나 e메일을 마음대로 보내도 되고 사원이 (사장에게) 보내면 불경(不敬)인 조직은 경쟁력이 없다”고 강조해 왔다.

실제로 생산직 여직원들도 권 사장에게 문자메시지 및 e메일로 고충을 토로하거나 건의 사항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권 사장은 최근 사내통신망을 통해 문자메시지 보고의 전사적 확대를 제안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