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을 일으키는 세균을 인식하는 메커니즘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이지오(42·왼쪽) 교수, 김호민(29) 박사팀은 “세균이 분비하는 독성 물질을 인식하는 단백질의 구조와 작용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인체의 면역 반응을 이해하고 패혈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균이 인체를 감염시켜 독성 물질을 분비하면 단백질 덩어리(TLR4/MD-2)가 이를 인식해 구조 변화를 일으킨다. 바로 이때 인체는 면역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해 세균을 제거한다. 신생아나 수술 환자에게서 이 면역시스템이 과도하게 작동하면 열이 나고 호흡이 빨라지면서 장기가 손상되는 패혈증이 나타난다. 패혈증은 사망률이 20∼40%에 이르지만 아직 효과적인 치료법이 나와 있지 않다.
연구팀은 TLR4/MD-2에 X선을 쪼인 다음 컴퓨터로 구조를 분석했다. 여기에 세균의 독성 물질이 결합하면 어떤 모양으로 변하는지도 알아냈다.
이 교수는 “일본 제약회사 에자이가 개발하는 패혈증 치료제 ‘에리토란’이 TLR4/MD-2에 작용하는 메커니즘도 밝혀냈다”며 “이번 성과는 현재 국제특허 출원 중”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세포생물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셀’ 7일자에 실렸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