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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비만 유발하는 유전자 있다”

입력 | 2007-09-07 03:01:00


초파리의 비만을 조절하는 유전자가 쥐에게서도 비만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재미 한국인 과학자가 알아냈다. 이번 연구는 광범위한 동물계의 비만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어서 향후 비만 억제물질 연구에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서재명(사진) 연구원은 6일 “초파리의 비만을 조절하는 ‘아디포스(Adp)’ 유전자가 꼬마선충과 쥐의 지방 축적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냈다”고 밝혔다.

활성화되지 않을 때 초파리의 비만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Adp는 곤충과 선충 같은 초등동물뿐 아니라 고등동물인 포유류에게서도 발견되는 돌연변이 유전자. 지금까지 발견된 대부분의 유전자는 뇌의 식욕 조절중추에 영향을 미쳐 비만을 유발하는 데 비해 Adp는 몸의 지방조직 형성과 생리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서 연구원이 포함된 연구팀은 이 유전자의 활성을 떨어뜨린 쥐는 비만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반면 Adp의 활성을 증가시킬 경우 쥐의 체지방이 눈에 띄게 줄어 체중 조절을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연구원은 “미국만 해도 국민 3명 중 1명이 비만에 시달리고 있고 이로 인한 경제손실이 연간 1000억 달러가 넘는다”며 “난치성 질환인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 암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비만 정복에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비만인구는 18억 명으로, 5명 중 1명이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서 연구원은 연세대 생물학과에서 석사를 마친 뒤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기계연구원장을 지낸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이 그의 아버지다. 이번 연구는 과학적 성과를 인정받아 생리학 분야의 권위지 ‘셀 메타볼리즘’ 6일자 표지 기사로 소개됐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