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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푸는 여성 건강]만성피로, ‘급성 치료법’은 없다

입력 | 2007-09-07 03:01:00


가정주부 김모(48) 씨는 6개월 전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난 후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을 못 자는 화병 증상을 호되게 앓았다. 이후 증상은 많이 호전됐지만 극심한 피로와 권태감은 아직도 그를 괴롭히고 있다. 아무리 휴식을 취하고 잠을 오래 자도 피로감이 풀리지 않는다. 평소 잘 안 먹는 보양식까지 먹었지만 별로 효과가 없다.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은 뚜렷한 이유도 없이 극심한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신체적 정신적 이상 증상까지 초래하는 것을 말한다.

아침에 눈이 잘 떠지지 않고 잠을 자도 잔 것 같지가 않으며 오전 오후 가릴 것 없이 항상 나른하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입이 자주 마르고 갈증이 나며 운동 후 상쾌함보다는 오히려 몸이 더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신체적으로는 손발 부위에 감각이 둔해지는 느낌이 올 수 있다. 목, 어깨, 척추 뒤쪽으로 통증이 오고 시력까지 흐릿해지기도 한다. 우울증, 불안감, 무력감, 수면장애, 건망증, 산만함 같은 정신적 증상도 동반된다.

만성피로는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스트레스가 감기, 만성간염, 폐결핵, 빈혈, 갑상샘 질환, 당뇨병 등 육체적 질환과 겹치면서 내장기관의 균형이 깨져서 만성피로증후군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이유들로 몸의 기력이 떨어지면 기가 막히게 된다. ‘기’와 ‘혈’이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하면 만성적 피로감과 함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들은 치료조차 귀찮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환자 스스로의 개선 의지가 확고하지 않으면 이 병은 고치기가 힘들다.

육체적 질환이 있다면 이를 먼저 치료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뚜렷한 질환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에는 떨어진 원기를 보강하고 내장기능의 활성화를 도와주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침, 뜸, 부항, 경락요법 등을 통해 기와 혈이 원활하게 소통하도록 한다.

특별한 육체적 질환이 없을 경우 만성피로 치료에는 4∼12주가 소요된다. 한방적 치료 외에 1주일에 3, 4회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만성피로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또 지방질, 당분의 섭취를 줄이고 탄수화물, 비타민이 많이 든 음식을 먹으며 카페인이 든 음료를 피하는 것이 좋다. 만성피로는 스트레스가 주원인인 만큼 자신만의 스트레스 대처법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은미 대한한방피부미용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