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계에선 독특한 사진 미학을 구현하기 위한 실험이 끝없이 이뤄지고 있다. 꽃 사진도 예외가 아니다. 꽃 사진의 새로운 미학을 보여 주는 전시가 마련됐다.
14일부터 10월 6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아이엠아트 갤러리(02-3446-3766)에서 열리는 독일 사진작가 엘리슈카 바르테크의 ‘악의 꽃’. 작가는 특수 필터를 이용한다. 필터에 의해 빛이 조절되면서 파란색 검보라색 선홍색 등이 부각된다. 이 색들은 서로 선명한 대비를 이루면서 때로는 차갑고 음울하고 때로는 관능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꽃 사진의 새로운 미학이다.
15일부터 10월 14일까지 경기 양평군 닥터박갤러리(031-775-5600)에서 열리는 홍주영 씨의 얼음꽃 사진전도 매력적이다. 그는 꽃을 물 속에 담가 냉각시키는 과정을 밀착 촬영한다. 꽃과 기포, 얼음, 여기에 투사된 빛 등 결빙 과정의 신비로움을 그대로 포착함으로써 환상적인 세계를 만들어 낸다. 차갑고 인위적인 꽃이지만 그래서 더 신선하다.
전통 사진에 익숙한 사람에겐 낯설지만, 촬영과 프린트 과정에 작가가 개입하는 건 이제 세계 사진계의 대세이다. 그렇게 꽃 사진을 찍으면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꽃의 새로운 존재 의미가 드러난다. 그것은 세상과 미술, 그리고 사진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