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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영]미국 글로벌기업들 “단순 기부-봉사는 NO”

입력 | 2007-09-10 03:03:00


교육혁명-기술혁신 새 트렌드 주도

《미국에서도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중시하는 경영 풍토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국 최대의 회계부정 사건으로 꼽히는 엔론 사태 이후 기업들은 윤리경영

및 사회공헌 활동 그리고 환경에 대한 기여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답게 사회적 책임경영도 단순한 기부나 봉사활동 대신 혁신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교사전직 프로그램 운영 IBM

IBM에서 11년 동안 근무해 오던 짐 시그프리드(53) 씨는 올가을부터 텍사스 주 알링턴에 있는 초등학교 5학년 수학교사로 변신한다. 교사는 그의 젊은 시절 꿈이었다. 그는 IBM에서 일하면서 대학에서 온라인으로 교직과목을 공부하기 시작해 올해 5월에는 정식교사 자격증을 땄다.

시그프리드 씨가 회사에 다니면서 교사자격증을 딸 수 있었던 비결은? 회사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IBM은 현재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사 전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학생들의 수학 및 과학 실력을 높이기 위해 유능한 수학 및 과학교사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를 퇴직하고 수학 및 과학교사로 전직하는데 관심이 있는 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학비와 책값 등으로 1인당 1만5000달러(약 1400만 원)를 지원해 준다.

IBM에는 과학이나 수학을 전공한 유능한 직원들이 많은 만큼 이들이 학교에서 수학이나 과학을 가르치는 교사로 전직하면 미국 교육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BM이 학교 교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교사전직프로그램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였다. 1994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7500만 달러를 투입해 10만여 명의 교사들에게 훈련프로그램을 제공했다. 4만4000여 명의 IBM직원들은 모두 합쳐 200만 시간을 학교에서 수학과 과학을 가르치는 자원봉사를 했다.

IBM은 2005년부터 시작한 교사전직프로그램의 성과가 가시화되자 그 분야를 비정부단체(NGO)나 공공분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린(Green)기업’의 선두주자 GE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올해 3월 선정한 ‘존경받는 미국기업 20’에서 1위를 차지한 기업은 제너럴 일렉트릭(GE)이었다. 포천은 조사를 앞두고 기업인과 증시 애널리스트 등 3322명에게 각각 존경하는 기업 10개를 추천받아 순위를 매겼다. GE가 이번에 1위에 오른 것은 친(親)환경 경영전략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

지난해 태양열 기관차, 공해 배출을 줄인 항공기 엔진, 에너지 효율을 높인 전구를 개발한 것이 높은 점수를 딴 배경이었다. GE는 스스로도 에너지 절감 노력을 기울여 자체 에너지비용을 7000만 달러나 줄였다.

GE는 2005년 5월부터 친환경프로젝트인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을 통해 기존 제품의 에너지 효율성 개선, 오염물질 배출 최소화 등을 위한 기술혁신에 도전하고 있다. 에코매지네이션은 생태계(ecology)와 상상력(imagination)을 결합한 말. 전략을 구상하고 주도했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직접 이름을 붙였다.

이처럼 GE가 환경문제를 최우선 전략으로 결정한 것은 환경보호라는 사회적 이익에 부합하면서도 돈도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 전 세계적으로 환경설비 수요가 급증하면서 환경산업 매출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잭 웰치 회장 시절 ‘식스 시그마’ 운동으로 경영혁명을 주도했던 GE는 이제 환경산업 주도권 확보로 새로운 경영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디지털 격차 해소에 나선 MS

마이크로소프트(MS)는 기업실적 보고서를 내듯이 매년 ‘시티즌십 리포트’를 발표한다. 한 해 동안 회사 차원에서 사회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정리하는 보고서이다. 정보기술(IT) 기업의 대표주자인 MS가 요즘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디지털격차(정보격차)의 해소다.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소외계층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중고 컴퓨터를 재생해 학교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정보 낙후 지역에 학교와 도서관을 짓기 위해 투입한 돈은 지난 3년간 1억7300만 달러에 이른다. 빌 게이츠 회장과 부인 멀린다의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서도 미국 내 도서관 700여 곳에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