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감독이 10일 오후1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디 워’의 제작과정과 뒷얘기를 털어놓으며 객석을 가득 메운 국내외 500여명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는 10일과 11일 이틀간 문화관광부 주최로 이뤄진 문화콘텐츠 국제컨퍼런스 ‘디콘(DICON) 2007’의 부대 행사. 이 자리에서 심 감독은 독창적인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남의 콘텐츠를 보고 부러워하는 게 아니라 전세계에 하나 뿐인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심 감독은 “일본이나 미국의 체계화된 세계화 전략이 부럽다”며 “그들이 이만큼 해오는 동안 우리는 뭐했나 싶었다. 그런데 말로는 컴퓨터 그래픽이나 게임이 세계 1위라 해도 정작 외국 사람들이 볼만한 우리 영화가 없었다”고 ‘디 워’를 제작한 계기를 밝혔다.
이어 “누가 가르쳐준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엄청나게 겪었다”면서 “‘용가리’ 때 범한 실수를 떠올리며 ‘디 워’에선 3초 나오는 전쟁신의 미니어쳐를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 3년이 걸렸다. 자연이 주는 컬러감이 있어 포도주를 숙성시키듯 시간을 두고 묵혔다”고 설명했다.
심 감독은 또 “콘텐츠 하나가 성공하면 여기에서 엄청난 부가가치가 창출된다”며 “실사와 3D가 얼마만큼 사실적으로 조화 되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하나하나 다 기획해 세계무대에 나가야 한다. 우리 배우를 가지고 우리 전설로 영화를 만들면 우리만 보지만 이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에 내놓으면 전세계인이 본다”고 전했다.
덧붙여 “‘디 워’를 통해 깨달은 바가 많다. 아직 해외에서 중국이나 일본은 잘 알려져 있지만 한국은 낯설어한다. 국경 없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애국심은 필요 없다”는 그는 “창조에는 정해진 룰이 없다. 우리가 만드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진정한 우리의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후속편은 물에 관한 ‘피시 워’(fish-war)”
이날 심 감독은 ‘디 워’의 후속편에 관한 새로운 언급을 했다. 고인이 된 할리우드 스타 말론 브란도를 CG로 재탄생시킨 슬랩스틱 코미디 ‘라스트 갓 파더’ 외에도 ‘물’을 배경으로 한 SF 영화 ‘피시 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것.
심 감독은 “‘디 워’의 용이 등장하는 신에서 물줄기를 위로 튀어오르게 하기 위해 1톤 가량의 다이너마이트가 필요했다. 정말 무식한 작업이다”며 “다음 작품인 ‘피시 워’를 위해 물에 대한 집중 연구를 마쳤다. 거의 실사 수준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개봉 한달 만에 820만 명을 돌파하며 한국영화 역대 흥행순위 5위에 오른 ‘디 워’는 숱한 화제와 논쟁을 일으키며 우리 사회에 또 다른 문화현상을 야기했다. 또한 오는 14일 미국 전역 60개 도시 1500개 스크린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소니픽쳐스와 비디오, DVD 등 2차 판권 계약을 체결해 주목 받았다.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사진=양회성 인턴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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