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아는 이는 남을 원망하지 않으니, 남을 원망하는 이는 그것으로 그만이다.
자신의 능력과 한계 또는 장단점을 잘 이해하는 사람은 남을 원망하지 않는다. 남을 원망하는 이는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나 방법이 없다. 그에게는 기대할 것이 없다. ‘너 자신을 알라’고 외친 철인이 있었다. 겸손한 공자는 不尤人(불우인) 즉, 남을 탓하지 않음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다고 했다. 남을 탓하고 원망하지 않는 것은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덕목이리라.
自知者(자지자)는 자기 자신을 아는 사람이다. 自(자)는 자기라는 뜻으로 동사의 앞에 놓여 목적어가 된다. 自信(자신)은 자기를 믿는 일이고 自慰(자위)는 자신을 위로하는 일이다. 知己(지기)나 克己(극기)처럼 동사 뒤에 쓰인 己(기)와 같다. 또 自覺(자각)에서처럼 스스로라는 뜻과 自明(자명)에서처럼 저절로라는 뜻이 있다.
知(지)는 이해하고 분별하여 아는 것이다. 者(자)는 사람이나 사물을 주로 표한다. 怨(원)은 원한 또는 원망한다는 뜻이다. 人(인)은 흔히 자기 아닌 남을 가리킨다. 民(민) 대신 사용하여 백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窮(궁)은 다하다 또는 마치다의 의미다. 無窮(무궁)은 다함이 없음이고 窮年(궁년)은 일생을 마침이다. 窮極(궁극)처럼 극에 이르렀다는 의미, 窮乏(궁핍)이나 窮達(궁달)에서처럼 빈곤이나 곤궁의 의미도 있다. 여기서는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荀子(순자)는 이 말과 함께 知命者不怨天, 怨天者無志(지명자불원천, 원천자무지)라고 했다. 자기에게 주어진 것을 모르면 하늘이나 원망하며 의지를 못 가진다는 말이다. 하늘이나 원망하는 일은 아무런 의지도 없는 사람이나 할 짓이라는 경고이다. 원망은 자신의 무능과 의지 결핍만 드러낼 뿐이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