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전 실장, 예산처 핵심 보직 두루 거쳐
○…국가 예산을 총괄하는 ‘실세(實勢) 부처’인 기획예산처는 17조 원이 넘는 재정통계 엉터리 집계로 재정경제부와 함께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은 데 이어 전임 장관인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이 ‘신정아 게이트’에 연루돼 불명예 퇴진하는 ‘악재’까지 겹치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 재정통계 집계 오류를 일으킨 디지털 예산회계 시스템을 관할하는 예산처는 ‘책임을 규명하라’는 권오규 경제부총리의 지시가 내려진 데다 감사원 감사까지 받고 있어 실무자들이 문책을 당할지 촉각. 게다가 변 전 실장이 예산처에 재직할 때 신정아 씨가 예산 지원을 받은 사실까지 드러나자 예산처의 예산운용 방식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되지 않을까 전전긍긍. 예산처의 한 공무원은 “예산처에서 장차관과 1급 국장 등 핵심 보직을 모두 거친 변 전 실장 문제로 예산처의 이미지가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털어놓기도.
대우건설 겹경사에도 ‘서자의 설움’?
○…대우건설이 7년 만에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면서 모(母)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눈치를 보느라 대외적으로 쉬쉬해 눈총. 특히 2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를 자축하는 자리임에도 형님 격인 금호건설이 10위에 턱걸이한 것을 의식해 너무 조촐하게 치른 것 아니냐는 내부의 불만이 고조. 대우건설은 6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우센터빌딩 컨벤션홀에서 박삼구 그룹 회장 등 임직원 100여 명만 참석한 가운데 언론 등 외부에 알리지 않고 내부 행사로 ‘비전 선포식’을 치러. 대우건설 직원들은 그룹 측이 대우센터빌딩을 모건스탠리에 파는 바람에 내년 말 종로구 신문로에 완공되는 금호그룹 제2사옥에 들어갈 때까지 셋방살이하는 설움을 겪고 있는데, 한 직원은 “이 모든 게 서자(庶子)의 설움”이라고 푸념.
금감위장 집에 보안장비… “원칙 강조할 땐 언제고”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중순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금감원장 겸임) 집에 ‘재택(在宅)근무지원 시스템’을 구축한 사실이 12일 본보 보도로 알려지자 금감원은 당혹스러워하는 표정. 금감원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비밀번호를 잘못 관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개인 주택에 보안장비를 설치한 것 자체가 논란이 될 수 있어 일부 간부가 고민하는 것 같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달. 보안 관련 문제가 지적되긴 했지만 김 위원장이 일을 열심히 하려 한다는 점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다소 엉뚱한 자평이 나오기도.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평소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와 보안체계 개선을 강조하던 금감원이 금감위원장의 업무 편의를 봐 주려고 스스로 원칙을 깬 셈”이라고 일침.
LGT 화상전화 “010통합 반대” 배수진
○…유영환 정보통신부 장관이 LG텔레콤의 리비전A 화상 서비스에 대해 ‘01×’(011, 019 등) 식별번호 불허 방침을 밝히자 이 회사는 사실상 정통부와의 전면전을 선언. LG텔레콤의 한 임원은 “11일 리비전A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바로 전날인 10일 유 장관이 ‘01× 식별번호 불허’ 방침을 밝히는 바람에 화상 서비스 개시 기사는 언론의 시선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이중의 피해를 입었다”고 성토. LG텔레콤은 11일에 이어 12일에도 ‘정통부의 010 번호통합 정책이 무원칙하다’는 비판 자료를 배포. LG텔레콤 측은 “유 장관이 간담회 때 할 일은 많은데 남은 임기가 짧다는 의미로 ‘일모도원’(日暮途遠·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우리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더는 물러설 수 없는 배수진을 쳤다”며 초강경 자세.
한화 金 회장 집유 뒤 ‘신입 채용 증원’ 등 활기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11일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크게 안도하면서 신입사원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히는 등 활기를 찾은 모습. 한화그룹 관계자는 “폭행 사건이 불거진 4월부터 계열사들이 각종 사업의 결론을 짓지 못하고 사실상 유보해 왔다”며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규모를 작년보다 20%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에 임할 계획”이라고 소개. 정몽구 회장의 구속 여부를 놓고 노심초사하던 현대·기아자동차그룹도 6일 법원의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지자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며 한시름 놓았다는 분위기. 하지만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현대차가 과거의 불명예를 씻고 이제는 뭔가 보여 줘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움츠린 건설업계… 동부건설은 “주택사업 확장”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라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거나 현상 유지하려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지만 동부건설은 올해부터 공급 규모를 크게 늘리는 등 주택사업을 확장할 태세여서 눈길. 동부건설은 지난해 703채에 불과했던 아파트 공급 규모를 올해에는 4760채로 늘린다는 계획. 공격적으로 주택사업을 벌여 올해 말까지 2900억 원가량으로 예상되는 주택사업부문의 매출 규모도 내년에는 6000억 원까지 늘릴 방침이라고. 동부건설 측은 “그동안 전체 매출의 20% 정도에 불과했던 주택부문의 비중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토목, 플랜트 등 다른 사업부문의 매출도 늘려 회사의 전체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
코스콤 비정규직 집회에 건물 봉쇄… 과잉 대응 논란
○…코스콤(옛 증권전산) 비정규직 노조가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12일 코스콤이 입주해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증권거래소 로비에서 집회를 연 것과 관련해 입주사 직원들과 방문객들은 코스콤과 거래소의 대응이 과잉에 가깝다는 반응. 거래소와 코스콤 측은 시설 보호를 이유로 본관 후문 등 일부를 제외한 건물 전체 출입문을 잠근 데 이어 영등포경찰서에 경찰 투입을 요청해 경찰이 건물 내외부를 철저히 봉쇄. 엘리베이터 일부 층의 작동까지 정지돼 직원과 방문객들이 큰 불편을 겪어. 공교롭게도 거래소와 코스콤이 ‘사수(死守)’한 전산 시스템이 이날 오작동을 일으켜 매매가 지연되자 일각에서는 “도대체 뭘 지킨 거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경제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