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들이 아파트 개발사업 등에 투자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가 올 6월 말 현재 7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보다 50% 이상 늘어난 것이어서 부동산 경기가 급속히 침체될 경우 금융회사가 연쇄적으로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국내 금융권의 전체 부동산 PF 규모는 69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6월 말의 45조 원보다 24조9000억 원(55.3%) 늘었다. PF란 금융회사가 개발사업의 수익 전망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는 신종 금융기법이다.
금융회사 대출금 중에서는 △은행 대출이 31조2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상호저축은행(12조5000억 원) △보험사(4조2000억 원) 등의 순이었다.
특히 저축은행은 전체 대출에서 부동산 PF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9%로 높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부실 위험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PF 규모가 급증한 것은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 정부의 각종 지역균형개발 정책에 따라 건설사들이 무분별하게 개발사업을 벌이면서 금융회사들의 대출과 부동산 ABS 등 증권 발행 규모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금융당국이 밝힌 부동산 PF 통계에 부동산펀드 관련 자금이 빠져 있어 실제 부동산 PF 자금은 70조 원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위는 부동산 PF의 부실 가능성과 관련해 “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0.19%로 낮은 편이고, ABCP의 경우 79% 이상에 대해 은행이 사실상 지급보증을 한 상태여서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전체 대출 중 부동산 PF로의 쏠림 현상이 심각한 상태에서 각종 대출 규제로 자금 여력이 부족해질 경우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는데 당국이 안이하게 대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