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 정상회담 동행하는 주요 그룹 총수들 수행원 없어
2004년 訪러 때 ‘승합차 악몽’… 靑 의전팀에 “잘 모셔 달라”
○…다음 달 2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요 그룹은 ‘러시아 악몽’을 떠올리며 바짝 긴장하는 모습.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통령을 수행해 방북할 예정인데 회장들을 수행할 수행원은 방북단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 이 때문에 일부 그룹은 2004년 9월 재계 총수들이 대통령을 수행해 러시아를 방문해 크렘린 궁에 들어갈 때 기업인용 차량이 승합차 한 대만 달랑 배정돼 회장들이 비좁은 차에 함께 탑승하는 수모(?)를 당한 ‘러시아 악몽’을 떠올리며 여러 경로를 통해 청와대 의전팀에 회장을 잘 모셔 달라고 부탁하는 등 전전긍긍. 재계 관계자는 “당초 이런저런 일정을 이유로 남북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뜻을 청와대에 전달했는데 정상회담 일정이 갑자기 연기되면서 두 번 거절하기 어려워졌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대통령을 따라가게 됐다”고 하소연.
수수료 인하 카드사 “땅 짚고 헤엄치기 장사 끝나”
○…전통적으로 신용판매와 현금서비스에서 수익을 내 온 신용카드회사들이 최근 ‘이젠 더 수익을 올릴 곳이 없다’며 긴장. 금융감독당국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기로 한 데다 신용판매 수입도 줄기 시작했기 때문. 8월에는 성수기임에도 카드 신용판매 사용액이 전달보다 6780억 원이나 줄었고 현금서비스도 올 상반기에 작년 대비 10% 이상 급감한 뒤 소폭 오르는 데 그쳐 수익에 도움이 안 되는 실정. 카드업계 관계자는 “일부 은행계 카드의 경우 현금서비스 연체율이 1%대로 낮아져 연체이자 수익도 크게 줄었다”며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쉽게 장사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고 토로.
‘경제 검찰’ 공정위, 검찰 압수수색에 “체면이 영…”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검찰로부터 사상 처음 압수수색을 당한 사실이 각 언론매체에 비중 있게 보도되자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 평소 ‘경제 검찰’로 불렸던 공정위는 ‘원조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으로 체면이 많이 깎였다는 게 공정위 안팎의 시각. 특히 압수수색 물품에 담합을 자진 신고해 과징금을 감면받고 형사고발도 면제된 기업 관련 자료가 포함돼 있어 앞으로 자진신고제도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하지만 압수수색이 공정위의 ‘협조’ 아래 이뤄져 ‘무늬만 압수수색’이었고, 자진신고자에 대한 비밀 유지 의무를 규정한 공정거래법 때문에 관련 자료를 못 줬는데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이 ‘면죄부’가 됐다는 분석도 대두.
하나로텔레콤 창립 10돌 “옛 임원들 초대합니다”
○…23일로 창립 10주년을 맞는 하나로텔레콤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사옥에서 창립기념식을 가지면서 회사를 떠난 전직 임원들을 초청해 눈길. 하나로텔레콤 측은 “인터넷(IP) TV인 하나TV의 성공으로 회사가 안정적 도약을 하고 있는 만큼 ‘옛 가족’을 한 번 모시자는 박병무 사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라고 귀띔. 70여 명의 초청 대상자 중에는 회사가 어려웠을 때 눈물을 머금고 퇴직해야 했던 임원도 적지 않다는 것. 박 사장은 평소 “하나로텔레콤은 고아 같은 존재였다”며 그동안 겪은 어려움을 토로하곤 했는데, 그래서 이번 10주년 행사가 이 회사의 임직원들에게 남다른 감회를 주고 있다고.
‘진로맨’ 출신 두산주류 사장, 친정집 맹공
○…요즘 국내 주류 업계에서는 ‘비즈니스에는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말이 새삼 유행. 최근 알코올 도수 19.5도짜리 참이슬 프레시를 선보이면서 ‘무설탕 소주’라고 광고한 진로에 대해 허위 및 비방 광고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소주 설탕 분쟁’을 이끌고 있는 한기선 두산주류 사장이 진로 출신이라는 점을 빗댄 것. 한 사장은 진로그룹 전략기획팀장과 진로종합유통 부사장을 지낸 ‘진로맨’이지만 2004년 경쟁사인 두산주류로 옮긴 뒤 진로와 사사건건 충돌. 진로 측은 “아는 사람이 더하다”며 원망하지만 업계에는 “최고경영자로서 프로 의식을 보여 주는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아.
정통부 ‘3대 정책’ 싸고 이동통신 3사 합종연횡
○…SK텔레콤 KTF LG텔레콤 간의 현란한 합종연횡은 고전(古典) 삼국지를 연상케 할 만큼 유명한데 최근 정보통신부가 ‘3대 정책’을 밀어붙인 이후 ‘발 빠른 편짜기’ 양상이 재연돼. 정통부의 휴대전화 요금 인하 행정지도에 대해서는 3사 모두 “시장원리 존중의 원칙을 훼손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가 ‘같은 통신회사 가입자 간 통화료 할인(망 내 할인)’ 방침이 결정되자 2, 3위 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이 뭉쳐 정통부와 SK텔레콤을 맹공. KTF와 LG텔레콤은 그동안 정통부의 010 식별번호 통합정책에 대해 정반대의 태도를 취하며 얼굴을 붉혀 왔는데 이번엔 이해가 일치한 것. 통신업계 관계자는 “심판인 정통부가 그동안 상대적 약자인 2, 3위 사업자를 주로 편들어 왔지만 청와대가 요금 인하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자 얼굴을 싹 바꿨다”고 지적.
“외국 손님 맞는 판에…” 거래소 로비 시위대 점거 곤혹
○…12일부터 한국증권선물거래소 로비를 점거하고 있는 코스콤(옛 증권전산) 비정규직 노조의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모처럼 ‘외국 손님’을 맞는 거래소 측이 난색을 보여. 19일 라오스 수석 부총리와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등이 거래소를 찾아 이영탁 이사장과 라오스 증권시장 설립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20일엔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그룹의 마크 메이크피스 회장이 방문해 한국 증시의 선진시장 지수 편입 여부를 발표할 예정. 이런 상황에서 거래소는 파업 근로자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는 데다 거래소와 코스콤 측이 고용한 사설 경호업체 직원까지 문 앞을 가로막고 있어 어수선하고 살벌한 분위기.
경제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