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전반 6·25전쟁 당시의 특수(特需)를 방불케 한다.”
中 재생자원 수요 늘어 수출품중 10%가 중고품 폐품회수업체 우후죽순
‘자원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재생자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본에서 중고 전자제품과 고철, 폐플라스틱 등 ‘쓰레기’가 신종 노다지로 각광받고 있다.
경제전문 주간지인 닛케이비즈니스는 “일본의 총수출 중 10%가량이 폐품 등 재생자원과 중고품”이라면서 “많은 사람이 일확천금을 꿈꾸며 ‘쓰레기 더미’에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폐품회수업을 하는 N(37) 씨는 수개월 전 가나가와(神奈川) 현 지가사키(茅ヶ崎) 시에 있는 작은 3층짜리 건물의 ‘잔존물 소유권’을 100만 엔(약 800만 원)에 사들였다. 잔존물 소유권이란 입주자들이 버리고 간 집기와 못쓰게 된 전선, 전기제품 등을 처분할 수 있는 권리.
N 씨는 이 건물의 공조기실에 있는 전기모터 등의 시세만 해도 100만 엔에 이르기 때문에 최소한 500만 엔 정도를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그가 벌어들이는 월평균 수입은 200만 엔 안팎.
폐품회수업은 운반용 트럭 외에는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자기 트럭을 갖고 있는 군고구마 장사가 전업하는 사례도 줄을 잇고 있다.
중국의 고속 성장이 계속되는 한 판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량은 587만 t. 연간 20∼30%식 늘어나는 추세다.
홍콩을 경유해 들어가는 것을 포함하면 일본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양만 해도 120만 t에 이른다. 금액으로는 560억 엔.
폐플라스틱뿐이 아니다. 고철은 1423억 엔, 동은 701억 엔, 알루미늄은 105억 엔, 폐지는 438억 엔어치가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폐품과 중고품의 가격도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추세다.
도쿄(東京) 아사쿠사(淺草) 근처에서 노숙자들이 수집해서 업자에게 넘기는 알루미늄 캔의 가격은 2004년 8월 kg당 85엔이었으나 지금은 154엔으로 올랐다.
2002년 8월에 비해 고철의 수출 가격은 3.3배로, 폐동선(銅線)의 수출가격은 4.5배로 뛰어올랐다고 잡지는 전했다.
폐품 가격이 치솟으면서 일본 전역에 걸쳐 공원 철책, 맨홀 뚜껑, 묘지의 향 받침대 등 금속 제품을 훔쳐 가는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다.
심지어 지난달 7일에는 가와사키(川崎) 시에서 절도범들이 6600V의 고압전류가 흐르는 전선을 커터로 잘라서 훔쳐 가는 바람에 530가구가 정전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또 7월에는 고등학생들이 용돈을 벌기 위해 하수도 덮개 등을 훔쳐 팔다가 경찰에 붙잡히는 일까지 있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