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폭탄 소동’으로 공항을 발칵 뒤집은 매사추세츠공대(MIT)생 스타 심슨 씨(위쪽). 회로기판이 부착된 검은색 상의를 입고 공항에 나타나 ‘몸에 폭탄을 두르고 있다’는 의심을 받았다. 보스턴=AP 연합뉴스
미국 명문 매사추세츠공대(MIT) 여학생이 공항에서 ‘가짜 폭탄 소동’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22일 AP통신에 따르면 MIT 전자공학 및 컴퓨터 전공 2학년인 스타 심슨(19) 씨는 21일 오전 8시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 C터미널에서 ‘몸에 폭탄을 두르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체포됐다.
남자 친구를 마중 나온 심슨 씨는 오클랜드에서 출발한 항공편을 묻기 위해 공항 직원에게 다가갔다. 당시 심슨 씨가 입은 검은색 모자 달린 상의 가슴 부분에는 녹색 전구 9개와 건전지, 전선 등이 부착된 회로기판이 붙어 있었다.
옷에 달린 ‘장치’가 폭탄인지 의심한 공항 직원이 ‘무엇이냐’고 묻자 심슨 씨는 대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보안 당국은 심슨 씨를 제지한 뒤 폭탄 소지 여부를 조사했다. 다행히 폭탄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슨 씨의 변호사는 “취업박람회 때 채용 담당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만든 작품일 뿐”이라며 “당국이 지나치게 반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심슨 씨의 윗옷 뒤편에는 자신을 채용해 달라는 의미로 적은 ‘나에게 소켓을 끼워 주세요(socket to me)’라는 문구와 MIT의 전자공학 및 컴퓨터 프로그램을 가리키는 ‘코스 6’이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심슨 씨의 동료 학생들도 “심슨은 활달하고 성실한 학생”이라며 그가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사추세츠 경찰은 “9·11테러의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공항에 이 같은 장치를 갖고 나타나는 것은 심각한 위법행위이며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심슨 씨는 보석금 750달러를 내고 일단 석방됐으며 다음 달 29일 재판을 받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