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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연예인 협찬 의상, 앞과 다른 뒷 이야기

입력 | 2007-09-24 10:27:00


연예인들이 입는 화려한 의상. ‘협찬’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는 옷을 알리고 싶은 쪽과 주목을 받고 싶어 하는 연예인의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수요’와 ‘공급’을 연결해주는 과정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 홍보대행사 관계자들의 ‘하소연’을 통해 협찬을 ‘악용’하거나 ‘증정품’으로 여기는 일부 연예인의 사례를 살펴봤다.

●연예인 뜨면 스타일리스트도 뜬다?

얼마 전 결혼한 유명 여배우 A는 홍보대행사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A가 데리고 있는 코디는 ‘당연히’ 협찬이 되는 줄 알고 반말로 대행사 직원에게 무리한 요구를 한다. 장기 미납 및 의류 오염 후 반납한 뒤 오히려 “A인데?” 한마디로 대행사 직원을 머쓱케 한다고.

대행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본사에서 이런 속사정을 모르고 입어줄 길 원해 협찬을 했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예전같지 않다”고 말했다.

착실한 이미지의 남자 배우 B는 스타일리스트를 교체한 뒤 대행사에게 점수를 깎였다. 협찬 의상 반납이 착실하지 못하고 ‘증거물’인 착장(着裝) 사진도 눈에 띄게 줄어든 탓이다.

수려한 외모의 배우 C는 옷을 빌려간 스타일리스트가 돌연 연락처를 바꿔 대행사와 의류업체를 난감하게 했다. C의 매니저 실장을 통해 바뀐 연락처를 알아내 돌려달라고 따졌더니 “바뀐 연락처를 집단으로 발송했었다”고 해명했다.

반면 정려원을 맡고 있는 박희경 스타일리스트나 이영애, 하지원, 이다해 등을 관리하는 마연희 실장, 송혜교 신민아 등을 담당하는 강윤주 실장은 착실하게 반납하고 무조건적인 증정을 요구하지 않아 협찬하기는 어려워도 알아서 업계에서는 알아서 챙겨주려고 한다.

이 같은 문제는 프리랜서로 뛰는 스타일리스트의 책임의식이 떨어지기 때문에 발생된다. 몇몇 브랜드에 연락을 취해 옷을 가져가지만 그 옷이 어디에 쓰일지는 ‘엿장수 맘’이라는 것이다.

보통 스타일리스트는 연예인의 활동을 앞두고 다양한 옷을 확보해 스타에게 맞는 옷을 챙긴다. 업체는 지정 매장을 통해 빌려주고 반납 처리한다. 일부 ‘사고’ 때문에 대여할 때 스타일리스트의 신분증을 확인해 주민등록번호를 확보한다.

백화점 매장을 통해 협찬해준 유명배우 D는 가져온 옷마다 담배냄새가 독하게 배어 매장 직원의 원성을 샀다.

●“증정은 당연?”

홍보대행사가 심혈을 기울이는 연예인은 인기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저 배우가 입은 옷은 어디거지?’라는 반응이 즉각 나타나기 때문이다.

해당 연예인이 바빠 스타일리스트의 반납이 늦어지고 ‘지명도’ 때문에 업체 쪽에서는 아예 ‘증정’ 처리를 한다. 평균 대여기간은 일주일이지만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속으로 “한 번만 입어다오”라며 TV를 모니터한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커프’의 윤은혜와 ‘오수정’ 엄정화가 대표적인 케이스. 하지만 두 사람은 증정 요구 없이 본사와 협의해서 일정 할인율을 받아 구입했다.

문제는 ‘에이급’도 아니면서 증정을 요구하는 부류.

남자배우 E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러브콜이 쏟아진다”며 증정을 요구했으나 업체 측은 “패셔너블하지도 않고 브랜드 이미지와 맞지 않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고가의 외제 자동차를 요구하는 것에 비하면 양호하지만.

●국산 브랜드 앞에선 ‘버럭’, 외국 명품에선 ‘활짝’

국산 브랜드 컬렉션에 참석하기로 한 여배우 F는 대행사에 방문해서 의상을 직접 ‘찜’하면서 “옷이 다 별로다”고 콧대를 높였다. 결국 영화 일정을 핑계로 컬렉션에 오지도 않고 의상반납도 늦었다. 하지만 해외 유명브랜드 행사에 활짝 웃으며 참가해 이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이날 함께 초대된 바다와 배두나 등은 “옷이 너무 예쁘다”는 말과 함께 예의바른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고.

●“행사 당일에 매일 안 온다고!!!”

홍보대행사는 연예인과 기자 사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행사 며칠 전부터 참가 연예인 리스트를 보내고 기자의 참여를 재차 확인한다. ‘확정’ 연예인을 두고 대행사 직원들은 매니저에게 확답을 받아 내야하고 기자에게 이를 다시 알린다.

때문에 오기로 한 연예인이 행사 당일 몸이 좋지 않다며 불참하면 문제는 커진다. 여배우 G는 많은 행사를 다니면서도 이 핑계 저 핑계로 행사에 불참해 여러 홍보대행사를 곤혹스럽게 한다.

이와 맞물려 행사업체는 당일 아침 ‘미친 듯이’ 다른 연예인 섭외를 하느라 전화에 불이 난다. 특히 행사 시작 직전 못 온다고 통보하면 대행사 직원의 가슴에 ‘불’이 난다.

●“입은 옷 사진 좀 찍을 게요”

연예인 의상협찬의 가장 큰 결과물은 착장 사진이다.

하지만 초상권 문제를 들먹이며 사진찍기를 거부하는 연예인도 있다. 소속사에서는 드라마나 쇼프로그램에서 입었다고 주장하지만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쪽은 난감하다.

업체 관계자들은 스타급이지만 착실하게 사진을 찍어주는 연예인으로 김정은, 문근영, 이다해, 하지원 등을 꼽았다.

●깨지는 ‘환상’

여직원들이 많은 만큼 꽃미남 연예인에 대한 ‘기대’는 일반인과 똑같다. 반납한 옷에 남은 파운데이션 자국은 애교로 봐줄 수 있다(업계에서는 일반인이 보기에도 진한 화장의 붐을 최고로 꼽았다).

‘완소남’ 배우 H는 협찬 당시부터 여직원들이 “한 번만 입었으면”이란 기대감을 모았고 실제 작품에서 착용했다. 그러나 반납시 목에 남은 때가 ‘옥에 티’로 남았다고.

이밖에 소속사 코디팀 실장이 직접 찾아와 에이급 연예인을 입힌다고 픽업한 뒤 (협찬이 들어오지 않는) 신인을 입히는 경우도 있다.

●홍보대행의 비애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협찬과 반납 그리고 연예인 착장과 노출을 홍보의 성공 기준으로 생각하는 게 홍보대행의 슬픈 현실”이라며 “이따금씩 반말에 예의없는 행동을 하는 코디, 스타일리스트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못하고 비위 맞춰가면서 옷 한번 입히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닐 때면 스스로 애처롭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명품브랜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몸과 스타일에 맞으면 예쁘게 입고 ‘옷이 예뻐요’라고 용기까지 주는 연예인이 있으면 더욱 힘이 나고 이전의 일들은 싹 다 잊어버리고 다시 용기내서 일하기도 합니다.”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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