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100세 이상의 장수인구가 많은 곳은 도시화와 환경오염이 덜하고 콩과 마늘 등 건강에 좋은 작물이 많이 재배되는 전남 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인 원광대 보건대학원장은 2005년 통계청 인구조사를 바탕으로 7개 광역시와 9개 도, 도시지역 시와 구 161곳, 농촌의 군(郡) 77곳 등 전국 254개 지역의 인구 10만 명당 100세 이상 인구수와 이들 지역의 환경오염, 개발 정도, 재배작물 등 사회환경요인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끝에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6일 밝혔다. 김 원장은 이 같은 결과를 쓴 ‘백세인의 지역별 장수지표와 사회환경요인의 영향력’이란 논문을 ‘한국노년학’ 8월호에 발표했다.》
▽전남이 장수촌 최다=연구 결과 인구 10만 명당 100세 이상 인구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전남 함평군으로 27.72명이었고 전남 구례(24.29명) 전남 장성(16.79명) 전북 순창(15.23명) 전남 강진군(13.67명) 등이 뒤를 이었다.
전남의 장수인구 비율이 특히 높아 인구 10만 명당 100세 이상 인구가 많은 상위 10개 군 가운데 5곳이 전남에 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시 지역에서는 전북 정읍시가 6.93명으로 장수인구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전남 나주(6.91명) 순천(6.88명) 전북 김제시(6.63명) 서울 종로구(6.49명)의 순이었다.
특별시 광역시 등 대도시에서는 광주가 평균 2.05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1.44명) 대전(1.39명)이 뒤를 이었다. 7대 도시 중에서는 울산(0.54명)의 장수지표가 가장 낮았다.
▽콩, 마늘 재배지가 장수촌=지역별로 100세 인구의 수와 사회 환경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콩과 마늘을 많이 재배하고 도시화와 환경오염도가 낮을수록 장수인구의 수가 많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도 단위 비교에서 10만 명당 장수인구가 가장 많은 전남의 마늘수확 면적은 1만307ha로, 가장 적은 경기도의 1123ha의 9배가 넘었다.
김 원장은 “콩과 마늘 산지에 100세 이상 인구가 많은 것은 장수에 도움이 되는 작물을 많이 먹을 수 있는 것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수질·공기도 깨끗해야 장수=도시 지역의 경우 수질이나 대기오염 등 환경오염이 장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도시 지역에서 장수지표가 가장 높은 전북 정읍시와 가장 낮은 경남 김해시의 경우 수질오염 지표인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정읍이 L당 3.4mL인 데 비해 김해는 4.3mL로 김해의 수질 오염도가 더 높았다.
대도시에서 장수지표가 가장 높은 광주와 가장 낮은 울산의 연평균 아황산가스농도도 2005년 기준으로 울산이 광주에 비해 2배 정도 높았다.
김 원장은 “장수 조건은 개인의 특성도 중요하지만 사회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지역사회를 개발할 때에도 친환경 개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