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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秋心이 머무는 그곳엔… 가보고 싶은 길 5選

입력 | 2007-09-28 03:06:00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 떠나는 여행이 있다. 청아한 호반이나 낙엽이 내려앉은 숲길은 어떨까.

언제 가도 당신의 흐트러진 마음을 받아줄 다섯 곳을 골랐다.

오대산 천년의 숲길, 장엄한 함백산 정상, 한국의 크레타 섬 욕지도, 맑은 충주호반, 전남 영광의 백수해안도로다.》


# 청풍명월의 충주호반

철마다 모습을 바꾸는 것은 산과 호수가 마찬가지다. 그러나 호수에 눈길 주는 이는 많지 않다.

산색만큼 현란하지 않은 때문인데 가을호수는 다르다. 높고 푸른 하늘이 그 안에 담긴 덕분이다.

충주호는 국내 호수 가운데 가장 맑고 크다.

호반의 정취를 마음에 둔다면 중앙고속도로를 남제천 나들목으로 나와 지방도 597호선을 따르자.

‘태조 왕건’ 촬영장과 번지점프장을 지나 ES리조트 쪽 샛길로 접어들면 옥수대교다. 옥순봉은 예서 봐야 제격이다.

충북 제천시 수산면에서 국도 36호선을 따라 장회나루로 가서 관광선에 오른다.

청풍나루를 왕복(50km·1시간 30분 소요)하는 수상투어가 좋다.

▽문의 △장회나루: 043-423-8615


# 오대산 천년의 숲길

가을은 ‘낙엽이 뿌리로 돌아가는 계절’(소설가 정찬주).

그런 가을을 느끼자면 오대산 천년의 숲길(지방도 446호선)이 제격이다.

연꽃모양 다섯 산봉우리가 이룬 거산 오대의 화엄세상을 이 길은 굽이굽이 남북으로 종단한다.

구간은 강원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와 홍천군 내면 명개리 사이 18km.

걸어도 좋고 차를 타고 가도 좋다.

시속 10km쯤으로 천천히 몬다면 더욱 좋고.

아직도 비포장인 풋풋한 산길이다.

단, 6월 1일∼10월 31일, 오전 9시∼오후 3시만 통행시킨다.

▽문의 △오대산국립공원

(www.npa.or.kr): 033-332-6417 △상원사: 033-332-6666


# 백두대간 함백산 정상

백두산 정기를 받은 한반도인이라면 백두대간의 산 하나쯤은 올라 봐야 하지 않을까. 걷는 게 싫거나 산을 버겁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강원 영월 태백 정선 세 고을의 꼭짓점인 함백산(해발 1572.9m)을 권한다.

자동차로 정상 아래까지 오를 수 있다.

산봉우리가 파도처럼 대지를 덮은 ‘산의 바다’와 더불어 대차게 뻗어 가는 대간의 산줄기도 볼 수 있다.

코스는 태백시내∼서학골∼만항재∼함백산 정상∼만항재∼지방도 414호선∼정암사∼국도 38호선∼고한.

국도 31, 38호선을 잇는 함백산 만항재(1330m)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고갯길(포장도로)이다.

▽문의 △정암사: 033-591-2469


# 한려해상공원의 통영 욕지도

그리스의 에게 해로 여행을 꿈꾸는 사람은 욕지도부터 들르는 게 어떨까.

통영과 욕지 사이 쪽빛 바다가 에게 해에 못지않다.

또 욕지도를 포함해 바다를 수놓은 연화열도 또한 로도스, 크레타 등 그리스 섬에 뒤지지 않는다.

욕지도는 일주 드라이브 코스가 기막히다.

이 길로 바다를 벗해 달려 보아야 섬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전망 포인트마다 펜션이 있으니 1박도 권할 만하다.

경남 통영 삼덕항에서 카페리 ‘욕지영동고속’호가 하루 4회(45분 소요) 운항 중이다.

차량 52대와 승객 420명을 태우고도 17노트의 빠른 속력으로 달린다.

▽문의 △영동해운㈜(www.yokji.or.kr): 055-643-8973


# 칠산 바다의 백수해안도로

5월이면 조기 울음소리가 들렸다던 전남 영광의 칠산 바다.

조기는 사라졌어도 온 세상을 발갛게 물들이는 석양과 낙조 풍광은 그대로다.

백수해안도로는 그 노을 진 바다를 보며 자동차로 달리기에 그만인 시닉드라이브(경관 주행) 코스다.

국도 77호선의 영광군 백수읍 대전리∼구수리의 19km.

서해안고속도로 영광 나들목으로 나와 국도 23호선으로 영광읍으로 간 뒤 백수 방향으로 지방도 805호선을 타면 대전리에 이른다.

구수리에서는 구시미 나루터를 지나 법성포로 이어진다.

굴비의 고향 법성포에서는 굴비정식 한 상을 맛볼 만하다.

근방에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도 있다.

▽문의 △영광군: 061-350-5752


글·사진=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