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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當同利之時, 暫相黨引以爲朋者, 僞也.

입력 | 2007-10-01 03:01:00


이익을 같이할 때에, 잠시 서로 무리를 지어 끌어들여 이룬 집단은 가짜다.

當(당)∼時(시)는 ∼때에 라는 뜻이다. 同利(동리)는 이익을 같이함을 뜻한다. 暫(잠)은 暫時(잠시)나 임시의 뜻이며 黨引(당인)은 무리지어 끌어들이는 것이다. 以(이)는 목적이나 방법 또는 이유를 가리킨다. 여기서는 방법을 가리킨다.

爲(위)는 이루다나 만들다 또는 되다의 뜻이다. 朋(붕)은 벗이나 짝 또는 무리라는 뜻으로, 그 자체에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의미가 없다. 朋黨(붕당)처럼 부정적으로 쓰이기도 하고 朋友(붕우)처럼 긍정적으로도 쓰인다. 僞(위)는 虛僞(허위)나 僞造(위조)처럼 거짓이나 속이는 일을 뜻한다.

집단을 이루어 서로 도와 발휘하는 힘은 각 개인으로서 발휘하는 힘보다 훨씬 크다. 그래서 소수가 모인 집단이 다수의 개인을 압도하기도 한다. 큰일을 이루려면 집단이 효과적인데 힘이 세고 효과적인 만큼 집단은 견제하기 어렵다. 그러니 목적과 방법이 정당하지 못하면 크나큰 해악을 초래한다.

천 년 전에 歐陽修(구양수)가 규정한 참된 집단 眞朋(진붕)은 군자들이 바른 도리를 같이하여 모인 집단이다. 그들은 道義(도의)를 지키며 충심과 믿음을 실천하고 명예와 절개를 소중히 여기면서 처음과 끝이 같다. 가짜 집단 僞朋(위붕)은 소인이 이익을 같이하여 모인 집단이다. 그들은 봉록이나 좋아하고 재물이나 탐내다가 이익이 사라지면 더없이 가깝다가도 서로 해친다. 정치집단을 염두에 두고 ‘붕당론(朋黨論)’에서 한 말이다.

사회에는 크고 작은 집단이 수없이 많다. 정치집단이든 또는 여타의 집단이든 정당한 목적의 변함없는 참된 집단이 많아지고,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가짜 집단이 사라지길 모두가 바랄 것이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